중국에 대한 한국경제의 의존도가 날로 심화되면서 '차이나 리스크'의 충격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중국 경제환경의 변화와 투자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양평섭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연구위원 등 발표자들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면서 수출시장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무역의존도 심화와 전망'에 대해 발표한 양 연구위원은"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여건은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양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 △중국의 기술진보에 따른 대중 중간재 수출증가율 둔화 △중국내 외자기업의 중간재 조달 확대에 따른 수출둔화 △중국의 수출둔화에 따른 대중 중간재 수출둔화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양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차이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경기변동, 재고동향, 수출입 등의 변화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는 한중간 상호보완적인 협력구조를 장기적으로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술집약적 하이테크 부품산업의 육성과 원천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옛 방콕협정) 대상품목에 중간재를 포함시킴으로써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대중 수출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으며 한중간 자유무역협정(FTA)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양 연구위원은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인도, 러시아,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 노력과함께 수출유발형 투자를 확대하는 노력도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장기 발전전략과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 발표한 한광수 인천대 교수 역시 "'차이나 리스크'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거나 강화되고 있다는 확실한 조짐은 없지만 우리 경제가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 영향권에 노출되는 정도가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 본질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예상되는 잠재적 리스크에 가장 노출돼 있는 업종은 자원부족 관련업종인 철강과 자원개발 산업이며 위안화 평가절상시 컴퓨터부품과 반도체, 통신기기, 플라스틱 등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중국의 시장변화는 위기 못지 않게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 중국시장의 리스크와 잠재력에 대한 균형감각과 정보통합 역량을 축적하며 △ 글로벌화하는 중국기업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 중국을 투자유치국으로활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이날 세미나는 이밖에도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중국 11차 5개년 계획의산업정책 방향과 시사점)과 김재경 삼성물산 상무(중국 현지에서 느끼는 한국기업경영애로 및 과제), 한상국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중국진출 한국기업의 과세문제)등의 주제발표와 참석자들의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