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산책/1월 24일] 80대 120의 법칙

IMF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10여년 전의 퇴직 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즐거운 명절이어야 하지만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명절 분위기조차 실종된 것이 요즘 현실이다. 모든 직장인들은 언젠가 퇴직한다. 그런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1~2년을 두고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늙고 죽지만 모두가 나만은 늙지 않고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업시대' 정년없는 창업 매력 창업준비는 길수록 좋다. 창업의 성패는 도전하는 사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서 판가름이 나는데 너무 짧게 준비하면 전문성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주식이나 부동산에 묻지마 투자를 하듯 막연히 ‘내가 하면 성공할거야’라는 생각으로 묻지마 창업을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성공하고 싶다면 명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80대 120의 법칙이다. 80대 120의 법칙은 비단 창업뿐만 아니라 사업이나 프로젝트 등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모든 것에 해당된다. 80이란 미달 점수다. 120은 합격권 점수다. 100은 평균 점수다.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지만 이들의 성패는 100점과 80~90점의 차이가 아니다. 40점 정도의 차이로 성패가 갈린다. 미달 점수를 받는 사람들은 따라가기 바쁜 사람이다. 일단 형식만 갖추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허겁지겁 내용을 채우는 사람이다. 음식점으로 말하자면 메뉴를 정하고 인테리어하고 주방 설비를 갖추고 음식만 만들 줄 알면 장사가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나마 메뉴ㆍ인테리어ㆍ설비ㆍ맛 등이 모두 수준 미달인 경우다. 평균 점수는 남들이 하는 만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고객을 흡인할 수 있는 내공이 약해 순조로운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늘 어떤 행동을 개시하고 자극을 주지 않으면 고객들이 모이지 않는다. 합격 점수는 전략이 있는 사람이다. 평균 이상으로 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매출이 높은 사업자나 매출이 낮은 사업자나 영업시간은 비슷하다. 비슷한 시간에 출근해 비슷한 시간에 가게 문을 닫는다. 노동 강도도 비슷하다. 그런데도 80대 120의 법칙 때문에 누군가는 발전을 거듭하고 누군가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사업 준비기간이 짧고 잘하는 업소를 벤치마킹한 적도 없고 맛을 내는 방법도 모르고 경쟁자가 어떤 상태인지도 잘 모르며 자신이 들어가는 상권에 대해서도 별로 아는 바가 없다면 미달 점수일 가능성이 100%다. 더군다나 그런 열악한 조건으로 창업을 하고도 다른 사업자보다 서너배 이상 친절하지도 않고 그만큼 노력하지도 않는다면 100% 실패다. 하지만 충분히 사업을 준비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업종에 대해 웬만한 정보를 알고 다양한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어떻게 해야만 잘 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합격권에 드는 우수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꼼꼼한 준비로 '성공시대' 열길 조금 더 투자할 걸, 조금 더 친절할 걸,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걸, 조금 더 연구할 걸 하면서 고객의 마음이 떠나간 뒤에 후회해도 소용없다. 남녀가 연애를 할 때도 기회가 있을 때 잘해야 한다. 헤어지고 연인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다. 창업자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흐른 뒤 문제의 원인을 깨닫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미달 점수를 오래 유지할수록 합격 점수로 올라서기는 더욱 힘들다. 엄밀한 의미에서 창업에서의 성공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른 시간 내에 합격권에 들어야 한다. 너무 늦게 깨닫고 후회한다면 그만큼의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마치 제시간에 열심히 해서 합격하지 않으면 재수를 해야 하는 수험생처럼. 명절이 지난 후에는 수많은 퇴직자들이 창업이라는 출발선상에 설 것이다.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기왕 창업해야 할 상황이라면 빨리 마음을 정리하는 게 좋다. 퇴직을 통해 직장생활보다는 정년 없는 창업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계속 과거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원망만 키우다가는 주어진 시간 내에 합격권 점수를 따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또다시 좌절하게 되는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정년 없는 성공을 일구자는 각오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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