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새 관광전략


발언대=구글코리아 김범휴


정보기술(IT) 기업 관점에서 한국은 부정할 수 없는 모바일 강국이다. 그런데 모바일 강국이라는 점이 관광산업의 관점에서도 핵심일 수 있을까. 스마트폰 사용환경이 좋은 것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까. 백화점이나 의류시장처럼 스마트폰 전시장도 관광객을 북적이게 할 수 있을까. 질문에 답을 하기보다 관점을 달리할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싶다. '관광객은 소비자인가, 창조자인가.'


전통적 관점에서 관광객은 한국의 자연·문화·음식 등을 소비하는 소비자(consumer)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주도하는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관광객은 한국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소비하는 동시에 이를 재창조해 불특정 다수와 빠르게 공유할 힘을 지닌 창조자(creator)다. 디지털기기로 무장한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자신만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공유하는데 바로 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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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관광 브랜딩이 한국의 관광자원을 소비하도록 자극하는 데 역점을 뒀다면 스마트미디어 시대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돼야 하겠다. 예컨대 과거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수려한 전경을 보여주며 불특정 다수에게 관광을 유도했다면 이제는 광화문광장에서 유려한 솜씨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개인의 영상이 전세계 스케이트보드팬들의 마음을 움직여 광화문을 찾게 할 수 있다.

한편 브랜드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관광객의 산발적 콘텐츠를 모아주는 큐레이션(curation)의 영역과 이들과 함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협력(collaboration) 모델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이다. 홍수가 났을 때 가장 귀한 것이 역설적이게도 물인 것처럼 콘텐츠가 범람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어떻게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가 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 창조자들의 창작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으며 그들과 함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러한 브랜드만이 스마트미디어의 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에 새롭게 공표된 '상상하라, 당신의 대한민국 (Imagine Your Korea)'라는 관광 브랜드는 앞으로 한국관광의 목적과 색깔을 관광객 개인이 상상하고 창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과감하지만 긍정적인 시도라고 본다. 특히 이미 유튜브를 비롯한 디지털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창작과 공유를 활성화하고 있어 성과가 주목된다. 실제로 관광객들이 무엇을 상상했고 한국에서 어떤 관광자원을 재생산하고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진정한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차별화된 관광 브랜드 전략을 실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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