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마약 밀거래·남용 곳곳 기승… 지구촌 '백색 공포' 속으로

[글로벌 포커스]<br>작년 복용자 무려 1억9,100만명… 갈수록 늘어 <br>시장규모도 年5,000억弗 '황금거위 낳는 거위'<br>콜롬비아·멕시코등 '마약과의 전쟁' 선포 불구<br>조직 세분화로 적발조차 어려워 실효성 미지수

SetSectionName(); 마약 밀거래·남용 곳곳 기승… 지구촌 '백색 공포' 속으로 [글로벌 포커스]작년 복용자 무려 1억9,100만명… 갈수록 늘어 시장규모도 年5,000억弗 '황금거위 낳는 거위'콜롬비아·멕시코등 '마약과의 전쟁' 선포 불구조직 세분화로 적발조차 어려워 실효성 미지수 권경희기자 sunshin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멕시코는 최근 마약 범죄 조직에서 자신들의 두목을 사살하고 숨진 멕시코 해군 장교의 집까지 급습해 일가족을 몰살하자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16일 멕시코 해군은 멕시코의 최대 ‘마약왕’ 아르투로 벨트란 레이바(Leyba)를 교전 끝에 사살하면서 3년간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당시 교전에서 사망한 멜퀴세뎃 아굴로 코르도바(30) 소위를 멕시코 정부가 국가 영웅으로 추앙하자 그의 장례식이 끝난 지 몇 시간 뒤 한 무리의 괴한들이 코르도바 소위의 집에 쳐들어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코르도바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숨졌다. 또 그의 고모는 코르도바 가족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으로 가는 중 사살됐으며, 형 역시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코르도바 사건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멕시코 정부가 치르는 희생의 빙산의 일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멕시코는 지난 2006년 12월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3년 간 군병력 4만5,000명, 연방경찰 5,000명이 18개주에 투입돼 군, 경찰, 검찰 등 1,000여명을 포함해 선량한 시민 1만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4만6,000명이 체포되는 등 나라 전체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아수라장이 됐다. 마약과의 전쟁은 멕시코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콜롬비아나 브라질도 마약과의 전쟁으로 매년 수만명의 희생자를 낳고 있다. 이는 마약 최대 이용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마약 유통과 생산 원천지 차단에 나서면서 각국 정부가 마약 조직단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마약 이용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유엔 마약 범죄국(UNODC)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만 마약 이용자가 25%나 증가해 100만명을 넘었고 매년 100만명 이상이 유럽지역에서 새롭게 마약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마약 적발건수가 5년간 7배 증가하고 마약밀수도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최근 메사추세츠대학 연구팀의 조사결과 미국과 캐나다의 지폐 90%에서 코카인이 검출됐고, 아일랜드에서 사용되는 유로화 지폐 100%가 코카인에 오염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에서도 유통되는 5파운드 지폐에서 99%가, 2003년 독일과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마약에 노출돼 있다. 유엔 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마리화나 흡연자는 1억4,000만명, 코카인 이용자 1,300만명, 헤로인 복용자 800만명, 암페타민 등 기타 약물 복용자는 3,000만명에 이른다. 마약밀매자들의 마약거래 수입 또한 연간 4,000억∼5,000억달러로 천문학적이다. 제약시장 규모와 비슷하고 석유와 무기거래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특히 마약의 최대 소비지로 꼽히는 미국에선 연간 2,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마약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매년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국제 돈세탁 규모가 6,000억∼1조5,000억달러로 추산하는데 이러한 불법 돈세탁의 대부분이 마약거래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 마약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황금 거위를 낳는 거위’ 시장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처럼 마약 밀거래와 남용이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지구촌 전체가 ‘백색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마약왕 쿤사가 2007년 사망한 이후에도 세계 각지의 마약 조직들은 지구촌의 골칫거리로 건재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탈레반 주도하에 아프가니스탄이 신흥 아편 생산국으로 급부상, 과거 비단길이 아편길로 바뀌고 있다. 마약의 주요 기초원료는 아편과 코카인. 아편은 전통적으로 골든 트라이앵글(황금의 삼각지대, 버마ㆍ태국ㆍ라오스 국경 산악지대)에서 70%가량 공급됐으나 최근 주 공급지가 ‘황금 초승달지대(아프가니스탄ㆍ 파키스탄ㆍ이란 접경 지역)’로 넘어가 있다. UNODC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 아편 사용자가 1,500만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아편시장 규모가 650억 달러에 이르는 데 여기에 공급되는 90%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한다. 황금 초승달지대를 장악한 세력은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미군은 군사비를 조달하려는 탈레반의 비호하에 아프간 전역이 양귀비 재배 온상으로 변해가는 것을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아직은 신통찮다. 탈레반은 여전히 아편 장사로 매년 9,000만~1억6,000만달러씩 벌어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왕국’ 콜롬비아는 전세계 코카인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한해 수확량만 500만톤, 46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콜롬비아의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 수출과 맞먹는다. 콜롬비아산 코카인은 멕시코 등을 통해 미국, 아시아, 유럽 등으로 밀매된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서아프리카, 미국 등에서도 아편과 코카인 생산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촌 단위의 마약과의 전쟁은 당분간 승패를 가르기 힘들어 보인다. 각국마다 마약을 근절하려는 의지가 굳세지만 그만큼 마약 조직들의 생존 능력도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콜롬비아 양국 정부의 집중공격에 노출된 콜롬비아 마약조직은 최근 활동 반경을 아예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시켰으며 조직도 더욱 점조직으로 세분화돼 적발 자체가 힘들게 만들었다. 미국이 최근 아프간 농민 지원금으로 3,800만달러 투입, 대체작물 재배를 권장하고 근본적인 생계대책을 마련해주는 등 마약 조직과의 유착을 끊으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하층 농민들의 뿌리깊은 반미감정은 마약 조직을 은근히 감싸고 있어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글로벌 마약조직 9,200개, 조직원 150만명 멕시코 4대 패밀리伊 4대 마피아조직등인간밀수·살인으로 악명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글로벌 범죄 조직은 약 9,200개에 조직원은 15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 세계를 누비면서 연간 1조 달러 안팎의 수익을 올리는데, 마약이 주수입원이다. 야쿠자ㆍ삼합회ㆍ마피아는 물론 최근엔 아프리카 조직까지 마약에 가담하고 있다. 이중 마약으로 가장 골치를 썩게 하는 조직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다. '카르텔'은 시장독점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결합을 말하지만 중남미에서는 코카인을 공급하는 범죄조직을 의미하기도 한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4대 패밀리는 걸프, 시날로아, 후아레스, 티후아나 등이다. 이들 4개 카르텔은 멕시코 전국을 4개 지역으로 나눠 관할하고 있다. 이들의 이름은 각각 지명에서 따 온 것이다. 4대 카르텔 중 가장 막강한 조직은 걸프이다. 걸프 카르텔의 근거지는 미국 텍사스주와 접경하고 있는 멕시코 북동부의 타마우리파스주이며 멕시코만 일대를 장악하고 있다. 걸프 카르텔은 주로 코카인을 비롯해 마리화나, 메스암페타민 등을 미국 주요 도시로 밀수하지만 최근 들어 사람들을 불법으로 밀입국시키는 '인간 밀수'도 신규 사업으로 하고 있다. 멕시코의 두 번째 카르텔은 시날로아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와 국경을 맞댄 북서부 시날로아주를 근거지로 삼고 있다. 주요 사업은 마약과 인간 밀수다. 걸프 카르텔과 시날로아 카르텔은 최근 수년간 영역 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티후아나 카르텔은 미국 샌디에이고와 인접한 티후아나주를 장악하고 있고 있으며, 후아레스 카르텔은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와 접경하고 있는 후아레스시를 지배하고 있다. 두 조직은 멕시코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보스들이 체포되는 등 과거보다는 세력이 약화됐다. 카르텔들은 수시로 서로를 배신하며 동맹관계를 바꾼다. 또 마약 밀수 루트를 장악하기 위해 피 터지는 전쟁도 불사한다. 카르텔들은 최소 1만여명의 핵심 조직원을 비롯해 살인을 전문으로 하는 행동대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걸프 카르텔의 행동대 '로스 세타스(Los Zetas)'는 잔인하기로 악명이 높다.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조직도 마약 거래로 악명이 높다.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한 코사 노스트라, 나폴리의 카모라,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 풀리아 지역의 사크라 코로나 우니타 등이 대표적이다. 마약 장사는 물론 고리 대금업 및 도박 산업까지 손을 대고 각종 방화나 폭력, 살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남부에서 세력을 확장했으나, 최근 중북부로 진출, 수도 로마를 타킷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러시아에도 '래겟트'라 불리는 구소련 내의 마피아 조직을 기반으로 한 2,607개가 넘는 범죄 조직이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 [세계는 지금… 글로벌 포커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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