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군인 정승화
이경식 정리ㆍ대필/휴먼&북스 펴냄
지난 6월 작고한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의 자서전 '대한민국군인 정승화'가 출간됐다. 정 전 총장은 12ㆍ12 군사반란 당시 내란지도방조 혐의로 체포돼 부하들에 의해 군적을 박탈당하고 감금당하는 등 고초를 겪다가 1997년에야 뒤늦게 명예를 회복했다.
자서전은 작년 여름부터 10개월에 걸쳐 병상에서 구술한 것을 작가 이경식씨가 정리한 것. 10ㆍ26 사태가 일어나기 보름전 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을 찾아와 아부하던 일, 신군부가 12ㆍ12 직전까지 자신을 회유하려 했던 일 등 숨겨진 비화들이 실렸다.
정 전총장의 회고 중 하나. "전두환은 12ㆍ12를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구체적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짠 것 같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애초에는 군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나를 육군참모총장에서 밀어내고 군권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가 강력한 국민의 반발에 부닥치고 광주학살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지다 보니 사후 안전을 위해 국권까지 탈취하는 데로 치달은, 말하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로 달려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