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주가 장을 주도하면서 건설ㆍ증권 등 대중주의 소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거래소 시장에서 최근 들어 건설ㆍ금융 등 대중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4일에는 그동안 상승 추세를 보이던 유통주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은행과 증권업종이 각각 1.81%ㆍ2.49% 하락한 영향으로 금융업종이 무려 2.41% 급락했고, 건설업종도 1.15% 떨어졌다. 또 유통업종도 8일간의 상승행진을 마감하고 비교적 큰 폭인 2.18% 하락했다. 이는 이번 상승장세를 선도한 전기전자업종의 하락률이 0.92%에 그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그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꾸준히 올랐지만 건설ㆍ증권주는 오히려 약세를 거듭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이날까지 지수는 6.49%나 올랐지만 증권업종 지수는 오히려 2.01% 떨어졌고 건설업종지수도 2.97% 하락했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대중주 대표주자인 증권주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여전히 관망세에 머물고 있어, 당분간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배정현 대투증권 연구원은 “7월초까지는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간다는 기대감으로 증권주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후 800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이에 따라 “증권주들은 조정을 받고 있는 증시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나타낼 지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설업종은 전통적인 비수기(9월)가 다가오고 있는 점이 악재로 꼽혔다. 허문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의 경우 수주면적, 허가면적 등 6월 선행지표가 좋게 나온 것은 5월까지 재정을 집행하지 않은 데 따른 지표의 착시 현상”이라며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9월까지는 주가 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 동안 오름세를 이끌었던 유통주가 약세로 기운 것도 향후 대중주의 주가흐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고가를 경신하며 21만5,000원까지 올랐던 신세계가 이날은 6,000원(2.78%) 하락하자, 중가권에 있는 현대백화점과 FnC코오롱도 각각 3.44%ㆍ3.78% 떨어졌다. 유통업종에서 개인들이 선호하는 상사주들도 약세흐름을 보여 삼성물산과 LG상사가 각각 2.44%ㆍ2.67% 하락했고, 쌍용은 4.52%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유통주 하락세에 대해 “휴가철로 일시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면서도 “최근 들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는데도 경기에 민감한 이들 대중주의 소외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개인들의 증시 참여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