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87ㆍ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자신의 고향에서 마을잔치를 열고 최근 시중에서 나도는 건강악화설과 이에 따른 2세 경영 가속화설을 일축했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자신의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마을주민들을 초청해 마을잔치를 열었다. 신 회장이 매년 5월이면 고향을 찾아 한턱을 내는 둔기리 마을잔치는 지난 1971년 이후 지속되면서 올해로 39회째를 맞고 있다. 이날 둔기리 내 조그만 잔디밭은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1,000여명의 방문객으로 붐볐다. 잔치 참가자들은 잔디밭 곳곳에서 가족단위로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만난 마을 지인들과 안부를 물었다. 신 회장도 인근 별장에 머물면서 부모님 산소를 찾고 방문객이 돌아갈 때는 직접 현관문까지 나와 배웅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매년 홀수 달은 한국에서, 짝수 달은 일본에서 보내는 신 회장에게 마을잔치는 5월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라면서 “잔치를 계기로 마을을 떠난 둔기리 사람들도 1년에 한번씩은 고향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고향인 둔기리는 1970년 대암댐 건설로 수몰돼 마을사람들 대부분이 뿔뿔이 흩어졌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신 회장은 수몰 소식을 접한 뒤 이듬해 곧바로 ‘둔기회’를 조직하고 잔치를 열어 만남의 장을 만들었고 잔치를 직접 챙기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처음에는 수십명에 불과했던 둔기회원이 가족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날 잔치에는 신 회장의 친인척도 모두 참석해 소와 돼지를 잡아 흥을 돋우고 선물세트와 여비도 선물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