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러시아의 에너지 교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중국은 '헐값'으로 에너지 기업 긁어모으기에 골몰하고 있고, 일본과 러시아는 '북방섬 반환' 등 외교 현안마저 뒤로 한 채 공동 이익을 위해 한 배를 타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러시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가즈프롬이 동시베리아 및 노르웨이해 인근 바렌츠해 가스전 개발을 위해 미쓰이물산 등 일본 주요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일본 미쓰이물산이 가스전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현지에 천연가스 액화공장 등을 건설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메드베데프 가즈프롬 부사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가즈프롬은 현재 일본 기업과 사할린 근해의 자원개발에 대해 협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러시아 전역에서 일본의 기술과 자금을 활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즈프롬은 러시아 연간 재정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할 만큼 자국 내에서 위상이 큰 국영 기업이다.
일본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이 가속화되는 까닭은 경제위기 및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각각 '기술'과 '자원'을 지닌 양국의 협력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일본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 동시베리아 유전 개발 및 원자력 기술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신문에 따르면 동시베리아의 체얀다 가스전은 매장량 1조2,000억 입방미터로 추정되며, 바렌트해의 슈트크만 가스전은 매장량 3조 입방미터에 달하는 굵직한 규모다. 러시아는 2013년부터 채굴에 들어갈 방침이며, 1단계 사업비로 150억 달러를 책정했다.
앞서 일본 대표기업인 도시바도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아톰에네르고프롬과 원자력발전 원료인 농축 우라늄의 비축 거점을 공동으로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