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5일] 유가와 원자재가격 급등에 대비해야

국제 유가 상승에 이어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에 새로운 부담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수출위축과 물가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의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했고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지난 3일 현물시장에서 이틀째 급등세를 보이며 77달러를 넘어섰다. 밀 값은 2일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무려 7.5%나 오른 부셸당 7.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밀 가격은 7월 한달간 상승률이 42%에 달해 195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 가격의 폭등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ㆍ캐나다 등 주 생산지의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밀 값 상승은 빵ㆍ과자 등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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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 제품의 원가부담을 늘려 가격경쟁력과 채산성을 떨어뜨린다. 우리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더욱 걱정인 것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 오름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기ㆍ가스ㆍ버스 등 공공요금과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거나 오를 예정이어서 하반기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주부들이 장보기가 겁난다며 한숨을 내쉴 정도로 생활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6월 한달간 국내 식품물가 상승률은 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와 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물가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원유와 밀은 수입의존도가 높고 다른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은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물가불안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친서민정책의 효과도 상당 부분 퇴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유가상승 충격이 완화되고 있지만 환율하락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길 일만은 아니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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