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탄핵정국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는 15개월 만에 가장 좋아졌지만 내수기업은 지난해 말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도 여전히 위축돼 유통업체들이 매출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 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외끌이 성장’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19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조 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기업의 업황실사지수(BSI)는 2월보다 8포인트 상승한 88로 지난 2002년 4ㆍ4분기(88)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내수기업은 4포인트 오른 79로 수출기업과의 BSI 격차가 더 벌어졌을 뿐 아니라 지난해 12월의 81에 비해서도 아직 낮은 수준이다.
내수는 극도로 부진하고 수출 홀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양극화 현상이 기업들의 체감경기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부정적인 응답보다 많음을 의미하며 100을 밑돌 면 그 반대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유통업체의 매출부진도 극도의 내수경기 침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4ㆍ4분기부터 다소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소비심리 가 다시 고개를 숙여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기대지수도 지난달 94.4를기록하며 전월 대비 1.9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민간 소비심리를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는 유통업체 매출도 지난달 백화점 5%, 할인점이 0.2% 감소세로 돌아섰다.
폭설과 윤달의 영향도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어 당분간 매출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성화용 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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