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막연한 경제낙관론은 위험하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낮아지고 내년에는 3.7%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리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6%에 그치고 내년에는 3.7%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얼마 전 모건스탠리에 이어 국내 경제연구기관이 내년 우리경제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소비와 투자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일한 경제성장의 엔진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비단 이 같은 전망이 아니라도 우리경제 어느 구석을 둘러봐도 경제사정이 나아질 조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소비심리를 비롯한 각종 경기지표들은 일제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고유가 충격과 미국 경기둔화조짐 등으로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수출마저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올 4분기 또는 내년 초에 민간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는 있으나 설득력을 갖기에는 근거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신용불량자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신용불량자군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여력이 있는 고소득층들도 국내소비는 줄이는 대신 해외소비를 늘리고 있어 단기간에 민간소비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의 투자마인드도 단기간에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여기에다 고유가 충격으로 물가는 치솟고 수출마저 흔들릴 조짐을 보임에 따라 경제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 우리경제는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장기불황 우려를 차단하고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경제현실을 직시하고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리경제가 1년 이상 추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매달려 정책대응에 실기한 것은 물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감마저 상실하고 말았다. 부동산투기와 물가를 자극하는 식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펴라는 것이 아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시장원칙을 확립함으로써 소비와 투자를 가로막는 정책불안을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경제운용계획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우리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세월이 약이라는 식의 막연한 낙관론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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