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타리] '파파라치 천국' 유감

쓰파라치(불법 쓰레기 투기 감시), 팜파라치(불법 약 판매행위 적발), 자파라치(자판기 불법 설치 신고), 슈파라치(불량식품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파는 슈퍼 적발), 담파라치(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 적발). 각종 ‘파파라치’들이 우리 사회에 등장했다. 공익성도 제고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포상금제도인데 과연 문제는 없을까. 승차거부ㆍ합승 같은 택시의 서비스 위반행위와 도급택시 등의 불법행위신고포상금제도를 두고 서울시와 의회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운영하는 신고포상금제도는 무려 54개나 된다. 자치단체별로 운영되는 것까지 더하면 우리나라는 포상금 천국이다. 내년에 책정된 예산만 해도 95억여원이나 된다. 그런데 정부신고포상금제도 운영에 허점이 많다. 각종 불법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는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거나 개선 캠페인을 벌이기보다 포상금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관행처럼 돼 적잖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한해 동안 포상금이 한푼도 나가지 않은 종류만 12가지다. 아울러 법을 어기는 사람들을 잡겠다고 만든 포상금 가운데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도 11가지나 된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24억여원으로 내년도 예산의 25.6%나 차지한다. 나아가 시민의식을 함양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포상금제도가 오히려 시민의식을 저해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신고포상금 전문학원까지 등장하고 전업자들까지 생겨버렸다. 공익 제고보다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이 상태면 불법을 유도해 포상금을 타는 파파라치를 신고하는 포상금제도까지 생길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포상금제도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길 게 아니라 근본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실효성 없는 제도는 정비하고 유사 파파라치제도는 없애야 할 것이다. 고달픈 삶에 파파라치를 전업으로 하는 그 마음도 한번 살펴야 할 것이다. 시민들도 신고를 위한 신고가 아닌 개선을 위한 신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주민감시제도를 보고 깜짝 놀랐듯이 우리의 신고포상금제도를 보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지 솔직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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