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끝난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피겨 종합선수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기로 한 김연아는 다음달 20~21일(한국시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 출전한다. 이 경기가 김연아의 19년 피겨 인생을 마무리하는 무대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 목표에 대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결과는 밴쿠버에서 이미 이뤘다. 결과 부담은 크게 없다"며 "마지막 대회라 어떤 결과를 얻든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팬들의 눈높이는 올림픽 2연패를 넘어 신기록 작성에 쏠려 있다.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국내 팬들 앞에 서는 종합선수권에서 전성기를 뛰어넘는 기량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2010밴쿠버올림픽에서 쇼트 프로그램·프리 스케이팅 합계 228.56점을 찍을 때만 해도 그 이상의 점수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재 선수로서 전성기를 훌쩍 지났음에도 신기록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김연아는 이미 지난 4일 그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쇼트 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연기한 그는 기술점수(TES) 42.23점과 예술점수(PCS) 38.37점을 더해 80.60점을 받았다. 밴쿠버에서의 78.50점을 넘어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국내 선수권대회 기록이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공인하는 신기록으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김연아 스스로도 "오늘은 100%를 했다"고 만족해할 정도로 완벽했다. 김연아는 "최고점을 받았던 밴쿠버올림픽이 내 전성기였다.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은 점수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외국 선수들도 자국 대회에서는 고득점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김연아의 말처럼 보통 자국 대회의 경우 '퍼주기' 논란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김연아의 경우는 논란의 여지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종종 김연아를 깎아내렸던 일본 언론도 이번에는 칭찬 릴레이에 동참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4일 종합선수권 소식을 전하며 "김연아가 거의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경쟁자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노란 드레스를 입고 활주하면서 실수 없이 점프하는 모습은 한 폭의 우아한 그림 같았다"고까지 표현했다. 스포츠니폰도 "김연아가 세계 최고인 80.60점을 받았다. 소치올림픽에서도 아사다 마오(일본)의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5일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탱고 곡 '아디오스 노니노'에 몸을 실어 3,000여 홈 팬들을 매료시킨 김연아는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마무리 담금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