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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가 16일 '이상징후'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우리 기업의 위기를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 기업의 체력이 급속히 소진되며 경영실적이 2년 반 연속 하강하는 등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같은 날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삼성그룹 사장단에 위기의식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이날 삼성연이 내놓은 '위기 후 5년, 한국 기업경영의 현주소'를 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위기를 잘 극복했던 한국 기업의 경영실적이 최근 하락추세로 전환됐다. 위기 2년 뒤인 2010년에는 전년 대비 17.2%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1년 9.6% ▲2012년 4.3% ▲올 상반기 0%로 추락했다. 당기순이익률 역시 2010년 6.8%를 찍은 뒤 ▲2011년 4.3% ▲2012년 4.2% ▲올 상반기 3.9%로 떨어졌다.
위기가 장기화하자 급기야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률(2012년 기준)은 5.2%에 그쳐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일본(5.8%)에 역전됐다. 김성표 삼성연 수석연구원은 "위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2011년부터 한국 기업의 체력이 급격히 소진됐다"고 전제한 뒤 맥킨지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위기는 저강도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과 유사하다"며 "외환위기 때와 달리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이날 사장단회의에서 "정부ㆍ기업ㆍ개인 모두 심각성을 직시하고 경제 살리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기업은 체질변화를 가져올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