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의 명지지구가 해운대 못지않은 신흥 주거타운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기반시설이나 교통 등 정주여건이 해운대에 비해 열세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만큼은 해운대 일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인근 지역에 4대강 사업에 따른 첫 친수구역인 '에코델타시티'가 조성될 경우 명지지구와 합쳐 인구 10만여명의 매머드급 신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아파트 4,573가구 신규 공급=부산시 강서구 명지동 일대에 조성되는 명지주거단지는 남쪽의 명지오션시티와 북쪽의 명지국제신도시로 나뉜다. 사업면적은 184만㎡에 달하고 총 1만3,700가구, 3만7,600명을 수용하게 된다. 오션시티는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입주가 이뤄졌고 명지국제신도시는 오는 2014년 말에 첫 입주가 예정돼 있다. 오션시티는 현재 막바지 분양이 한창이고 명지국제신도시는 다음달 첫 분양이 실시된다. 올해 말까지 명지지구에서만 총 4,573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쏟아진다.
오션시티에서는 대우조선해양건설과 한신공영이 25일부터 분양에 나선다. 오션시티의 마지막 분양물량이다. 한신공영의 '오션시티 한신 휴플러스'는 74ㆍ84㎡형으로 구성된 중소형 단지다. 72~109㎡ 총 480가구 규모의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엘크루 솔마레'는 7개의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두 단지 모두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3.3㎡당 분양가는 800만원 안팎이다.
국제신도시에서는 다음달 초 아이에스동서와 금강주택이 각각 980가구와 850가구를 신규 공급한다. 나란히 붙어 있는 두 단지는 85㎡ 이하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이어 호반건설과 대방건설이 12월에 각각 622가구와 800가구의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들 4개 단지는 중심상업시설을 축으로 모여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초 공급한 상업용지 14필지 중 7필지가 팔렸다. LH 부산진해직할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와 함께 상업시설 신축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공공분양 아파트와 임대주택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델타시티와 합치면 인구 10만명 신도시급 규모=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명지지구 내 아파트 값은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초 2억6,000만~2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퀸덤1차링컨타운' 84㎡형은 현재 2억7,000만~2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고 '극동스타클래스' 101㎡형은 3억1,000만~3억2,00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8월 10건, 9월에 2건이 거래됐을 정도로 기존 아파트의 매매는 부진한 상태지만 분양권 거래는 비교적 활발하다. 5월에 분양한 '삼정그린코아' 79㎡형의 경우 1,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인근 N공인의 한 관계자는 "분양 당시에는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계약률이 꾸준히 올라 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태"라면서 "바다가 보이는 남향 아파트는 웃돈을 주고도 구입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명지지구는 아직 지하철이 연결되지 않아 대중교통 여건이 다소 취약하지만 2017년까지 부산외곽고속도로와 외부순환도로ㆍ내부순환도로망이 구축되면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명지국제신도시 위쪽의 강서구 강동동 일대 11.88㎢ 규모의 부지에 7만8,000명을 수용하는 친수구역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김해공항 인근에 국제산업물류도시도 조성될 계획이어서 배후주거단지로서 명지지구의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션시티 내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오션시티는 공유수면을 매립한 땅에 조성됐고 국제신도시는 쓰레기매립장이 있던 곳이었다"면서 "당장은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하지만 미래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고 미리 투자하는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