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개편을 유도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한국 사회의 긴장감을 해소하는 주요 방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6일 자 이코노미스트지는 ‘급속 감압’(the great decompression)이라는 제목의 한국 관련 특집 기사를 내고 이같이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압축 성장’을 일궈 경제 규모를 17배 이상 키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성장 이후에도 경쟁의 압박은 줄지 않았고, 성장의 과실은 소수 고용주와 산업에 돌아가 한국의 성취에 놀라는 세계 각국과는 달리 정작 한국인은 크게 놀라워하지 않는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은 ‘높은 소득의 정규직’이 보장되는 대기업에 고용되기를 갈망하고, 의약이나 법률ㆍ금융ㆍ공무원 등 특정 분야만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과 현대 같은 재벌 기업은 소수의 일류 대학 출신만 선호하다 보니 한국 젊은이들은 18세에는 대학 입학시험에, 25세에는 취업 시험이라는 ‘이중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비록 한국 청소년이 수학과 과학, 읽기 등 분야에서 세계 수위의 성적을 내지만 한국 교육 성과의 대부분은 깊이 있는 배움보다는 간판으로 귀착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교육비가 비싸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으며, 이는 고령인구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문제의 해법은 학교에 있다기보다 경제에 있다”며 “특히 고용 시장을 개방ㆍ개편하는 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번 고용되면 높은 임금으로 정년을 누리는 정규직과 저임금 비정규직을 구분하도록 한 규제부터 철폐해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조언했다.
이어 재벌이 장악한 제조업 위주의 시장에 외국 기업을 포함, 더 많은 기업이 진입할 수 있도록 북돋워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제시했다. 제조업 이외의 소매, 관광, 운수 등 서비스 분야에 재벌이 진출하도록 유도해 재벌의 영향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이 주간지는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