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6년 9월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사로 설립된 창립 66년 전통의 대한생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한생명의 주인인 한화그룹이 지분 4분의1을 갖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생명 인수 10년 만에 회사 이름을 한화생명으로 바꾸기로 확정한 것이다.
대한생명은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대한생명에서 한화생명으로의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93.5%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71.7%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대한생명은 앞으로 간판 교체 등을 거쳐 창립기념일인 10월9일부터 새 사명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날 안건 통과는 가결 마지노선인 70%를 가까스로 넘긴 데서 보듯 쉽지 않았다.
대한생명의 2대주주(지분율 24.75%)인 예보가 사명 변경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예보는 대한생명의 브랜드 가치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만큼 굳이 한화 브랜드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외국계 지분과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한화그룹 차원의 염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룹은 올해가 그룹 창립 60주년인데다 대한생명 인수 10주년인 점을 고려해 대한생명 사명 변경을 추진해왔다. 한화손해보험 등 전체 7개 금융 계열사 가운데 한화 간판을 쓰지 않는 계열사는 대한생명이 유일했다.
대한생명의 한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생명이 한화생명으로 이름을 바꿀 수 있게 돼 한화금융네트워크라는 명칭으로 통합 마케팅이 가능하게 됐다"며 "새로운 백년대계를 향한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대한생명의 명성을 이어받아 오는 2020년까지 신계약 시장점유율 1등을 달성하고 브랜드 통합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려 주주가치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은 1946년 9월 국내 최초 생명보험사로 설립된 뒤 1969년 5월 신동아그룹에 인수됐으며 2002년 한화그룹에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