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앤드루 美 데모크라시프렙공립학교 설립자, "한국 교육 가치 세계에 알리고 싶다"

대교 23회 눈높이 교육상 수상

2년동안 동성중서 원어민교사

학생·학부모·교사 삼박자 갖춘

교육방식 배워 美에 학교 설립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한국의 교육을 미국 할렘가뿐만 아니라 전세계 20억명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세스 앤드루(36·사진) 미국 데모크라시프렙공립학교(Democracy Prep Public Schools) 설립자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교육의 가치를 전세계에 전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앤드루 설립자는 뉴욕의 데모크라시프렙공립학교를 비롯해 15개 학교에서 한국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대교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3회 눈높이교육상 시상식에서 교육상을 받았다.


앤드루 설립자가 한국 교육에 대해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00년 충남 천안의 동성중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활동하면서부터다. 2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그는 한국 학교가 미국의 공립학교와 전혀 다른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과 학생·학부모가 삼박자를 맞추는 한국의 교육문화는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그는 한국의 교육 성공 요인을 두고 교육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점과 학생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 교육을 통한 성취를 중요시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는 부와 명성보다 교육을 중시한다"며 "교육을 통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믿고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열심히 공부하는 게 한국 교육 성공의 핵심(key)"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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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한국 생활 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2005년 데모크라시프렙공립학교를 설립하고 스스로 교장이 돼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나갔다. 학교의 비전을 한국 교육의 가치로 여기는 '규율·존경·열정·책임·성숙·용기·직관·투지(DREAM BIG)'으로 설정했다.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에게 배움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함을 갖도록 교육하고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해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데 힘썼다. 아이들은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당시 할렘가에는 대학을 가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무기력했던 아이들이 '희망' '미래' '성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또한 아이들과 스킨십을 할 때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자'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에는 첫 졸업생 45명 전원이 아이비리그를 비롯해 유수의 대학에 합격하기도 했다.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동성중에서 만났던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멘토가 됐다고 말한다. 동성중에서 만난 교사들을 통해 훌륭한 학교는 개인이 만드는 게 아니라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교장의 팀워크가 결합된 총체적인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후 한국적 교육 방식을 채택하는 학교가 15개로 늘어났고 그는 미국 교육의 시스템 설계에 대한 자문을 맡는 교육부 산하 교육기술부 수석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10년 전에 한국에서 느꼈던 것과 달리 교육 불평등이 가속화된다는 한국의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좋지 않다. 그는 "한국의 교육을 통한 성취라는 핵심 가치를 잊고 전통적인 스승에 대한 존경을 잃어버린다면 한국 학교들 역시 미국의 공립학교들처럼 쇠락의 길로 접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또 "한국 학생들은 남과 똑같아지기 위해 과도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의 가치와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미국 할렘가의 수백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꿈을 찾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미국 2,000만명의 저소득층 아이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는 데 기여하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미국의 2,000만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이후에는 전세계 20억명 학생들에게 한국적인 교육 가치를 전하고 싶다"며 "교육을 통해 사회를 한 단계 더 살기 좋은 방식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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