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포] 한화석유공장 울산공장을 가다

“세계 4대제품 우리가 생산 자신감넘치는 함성소리 가득”<BR>독과점 ‘EVA 제품’ 제조·신제품 개발에도 구슬땀…고부가공장 만들기 박차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이 폴리에틸렌 범용제품 생산공장에서 EVA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문생산 공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울산의 한화석유화학 VCM공장.

“세계 4대 기업이 내지르는 함성입니다. 저 소리가 우리에게는 실업자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북소리로 들립니다.”(박구동 PE생산팀장 ) 지난 18일 울산 석유화학단지내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 기자가 방문한 이곳에선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고막을 두드리는 ‘쿵쾅거리는 소음’이 쉼없이 울려퍼졌다. 대부분의 석유화학공장들은 고압 반응기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아 ‘연금술사의 밀실’과 같이 조용하고, 내밀한 인상이 강하지만 이곳은 마치 압축 프레스 공장인듯 요란스럽다. 박 팀장은 “이곳에 있는 압축기의 압축력은 1,800기압(해저 1만8,000m에서 받는 수압과 같음)으로 왠만한 돌덩어리는 한순간 가루로 변한다” 고 설명했다. 이 압축기에서 생산되는 것이 바로 초고함량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EVA는 솔벤트 용제를 사용하지 않는 100% 비휘발성 친환경 접착 소재로 VA의 함량에 따라 신발 중창에서 코팅용접착필름, 전선용 절연체, 인쇄용잉크 접착제 등 용도가 달라진다. 가격은 기존 LDPE(저밀도폴리에틸렌)에 비해 30% 이상 높다. 박 팀장은 “초고함량 EVA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엑슨모빌(미국), 미쓰이듀폰(미일합작), 아토피나(프랑스)와 한화석유화학 4곳만이 상업생산에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은 신분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독과점 생산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귀띔했다. 최근엔 한화석화의 초고함량 EVA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늘고있다. 김대식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장(전무)은 “국내는 물론 중국, 아프리카, 남미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다”며 “중국 코팅수지 생산업체 중 하나는 메이저인 미쓰이듀폰과 거래를 끊고 우리와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의 EVA는 생산량의 60%가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 14일에는 브라질 코팅테크놀러지사로도 수출, 지구 반대편인 남미시장까지 진출했다.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은 기존 6개의 LDPE 생산라인 가운데 5개를 EVA 생산라인으로 바꿨다. 2003년 연간 2만9,000톤에 불과하던 EVA생산량은 올해 6만톤으로 늘리는 대신 LDPE는 4만7,500톤에서 1만6,500톤으로 줄일 계획이다. 김 전무는 “유화경기가 하락할 경우 범용제품은 가격 하락폭이 크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은 가격 하락이 더디게 나타난다”며 “EVA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경기싸이클과 무관하게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은 EVA 개발 성공과 함께 추가적인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상업화에 들어간 인쇄잉크용, 금속코팅용 수지는 물론 제3의 에틸렌 유도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전무는 “엔지니어들과 함께 극한기술 도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며 “폴리에틸렌 범용제품 생산공장에서 고부가 특화제품 생산공장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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