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회장단회의를 갖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다. 그러나 이 회장이 아직 명확한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삼성측이 난색을 표명, ‘이건희 회장 추대’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이 회장이 끝내 고사할 경우 강신호 회장 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1일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13일 월례회의에서 이 회장을 차기 전경련 회장에 공식 추대하거나 공식 추대절차에 앞서 이 회장의 수락을 받아내기 위한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물밑 접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월례회의에는 회장단 21명 중 삼성 이 회장, LG 구본무 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 이른바 ‘빅3’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원들이 참석한다. 또 김준성 이수화학 명예회장을 비롯한 고문단도 만찬회동에 합류해 차기 회장과 관련된 회장단 결정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그러나 전경련의 ‘실세회장 옹립’ 움직임에 대해 삼성측은 이미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을 통해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안정적 일류’로 정착할 수 있도록 삼성 경영에 전념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더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불가론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 회장이 끝내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할 경우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강 회장의 유임이 유력하게 떠오를 전망이다. 부회장단 중 제3의 인물을 내세우는 안 등이 제기될 수 있으나 차기 총회인 오는 2월23일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출범 이래 회장 선출에 실패한 적은 없었다”면서 “다음달 23일 총회 때까지 진통은 있겠지만 회장단과 고문단이 지혜를 모아 차기 회장을 추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