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 회장에 대해 10일 징역 7년이 구형되자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예상 밖의 중형”이라며 침통해 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하지만 이 전 회장과 핵심 임원들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 점을 감안해 실제 이번 구형이 ‘실형’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피해주기를 기대했다.
전략기획실에 근무했던 한 임원은 “이 전 회장이 그룹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삼성의 상징적 존재 아니냐”며 사견임을 전제로 “설마 이렇게까지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침통하다. 이분들이 국가 경제와 삼성에 기여한 부분이 많은데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계열사 임원은 “이렇게 중형을 구형하면 나중에 선고량이 어떻게 될지 두렵다”며 “이 전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 등이 실형을 살게 되는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에 대해 이처럼 중형이 선고됨에 따라 ‘베이징호(號)’에 탑승하는 것도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라면 이 전 회장이 베이징에 갈 수 있는 확률은 매우 적어 보인다”며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참석도 힘들 듯하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에 대한 특별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출국금지 상태였으며 재판이 계속되면서 아직까지도 외국에 나갈 수 없는 실정이다.
재계 고위 인사들은 그러나 10년 넘게 올림픽의 귀빈(貴賓)으로 참석하면서 국가 신인도를 높인 점을 감안해서라도 결심 결과에 관계없이 이 전 회장을 베이징에 보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