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복지예산 갈등 새국면

"무상보육 등 예산부담 못해" <br>기초단체장 180여명 결의<br>"누리과정 예산 일부 편성" <br>시도교육감은 기존방침 바꿔

복지 예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이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복지비 부담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이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한 상황에서 기초단체장들도 집단행동에 나섬에 따라 복지비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꼬여가는 양상이다.

180여명의 전국 기초단체장들은 6일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민선 6기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1차 연도 총회를 열고 "정부는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국가사무의 재정부담을 지방에 전가해 지방재정의 파산을 초래하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을 외면한 채 재정부담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또 국가정책을 추진하는데 드는 재정부담을 지방에 떠넘기는 재정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중앙·지방 간 재정·행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경주선언문'을 채택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전국시도의회장협의회·전국시군구자치구회의회 등을 지칭하는 이른바 '지방 4단체' 중 하나로 현재 조충훈 순천시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 앞서 9월께도 이 협의회는 "복지 업무는 국가 업무"라며 "기초연금 시행에 따른 비용은 원칙적으로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경주선언문은 복지 디폴트를 두고 기초단체장들이 날리는 두 번째 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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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협의회는 결의한 의견을 모아 정부부처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지방의 재정위기는 중앙정부의 책임으로 내년 '긴급재정관리제도' 도입에 앞서 반드시 자주 재원 확충과 복지비 분담 원칙의 확립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최근 복지비 부담 주체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무상보육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후7시께 임시총회를 소집했다. 앞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교육복지를 둘러싸고 큰 파장이 일었다. 이에 전국 교육감들이 모여 앞으로 지역의 교육복지 방향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경남도의 경우 대립 정도가 더 거세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일방적인 무상급식 지원 중단 선언을 한 데 이어 이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도 이에 대응해 강력 반발했다. 박 교육감은 "지금까지 홍 지사가 보여온 행보를 지켜보며 아이들의 급식 문제를 자신의 정략적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져왔다"며 "이러한 행보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에 대한 겁박이고 투표권을 행사한 도민을 무시하는 독선적 자세"라고 비난했다.

경남도 학교운영위원도 이날 "무상급식은 시대적·사회적·국민적 합의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홍 지사는 아이들의 밥그릇을 무기로 해 정치적 의도로 무상급식 지원 사업을 중단한다면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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