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 이사장의 사퇴로 중앙대 구조개혁은 주된 동력을 잃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앙대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학사구조 선진화계획'은 기존 대학의 '학과' 개념을 허물고 '전공' 개념을 도입해 취업 중심의 대학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복안이었지만 공대 비율을 끌어올리고 문과와 이과계 학과 등 순수학문은 급격한 쇠퇴가 예상돼 학생회와 교수진 등 학교 관계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상당수 대학에서 관련 학과 통폐합을 위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 맨 선에서 통폐합을 주도했던 중앙대의 재단 이사장 사퇴와 향후 파장 등을 감안할 때 대학구조조정도 순항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앙대 경영대의 한 교수는 "보도를 통해 사실을 접했다. 하루 만의 전격 사퇴도 놀랍지만 앞으로 관련 갈등을 봉합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박 이사장의 전격 사퇴는 재소환을 앞둔 박범훈 전 청와대 수석의 수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재소환을 앞두고 검찰의 칼날이 중앙대 본분교 통합 등 박 전 수석과 관련된 각종 특혜 의혹을 넘어 두산그룹에까지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던 터였다.
'박범훈-중앙대-두산그룹'이라는 연결고리가 생긴 것은 중앙대 법인과 두산그룹이 지난 2008년 5월7일 경영권을 넘기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부터다. 박 전 수석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 임명된 것은 20011년이지만 중앙대가 두산그룹에 처음으로 MOU를 요청한 때는 박 전 수석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취임준비위원장으로 뽑히면서 정치권과 교육계에서 막강한 실세로 떠올랐던 2008년 3월께다. 박 이사장도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하는 데 박 전 수석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어 박 회장의 전격 사퇴가 수사에 미칠 파장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