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16일] 연예인보다 화가에 관심을

문화레저부 조상인기자 요즘 통의동 대림미술관에는 하루 100통 이상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관람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평소에는 물론 다른 미술관에서도 흔치 않은 광경이다. 지금 이곳에서는 6ㆍ25전쟁 60년을 되새기는 특별 사진전 ‘경계에서’가 열리고 있다. 이토록 ‘기현상’이 벌어지는 이유인 즉, 국방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의 도슨트(Docentㆍ전시해설사)로 배우 이준기 씨와 이동욱 씨가 국군 홍보지원대원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하루 2번씩 10시30분과 12시에 ‘특별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시 개막도 하지 않은 6월 중순부터 두 배우의 국내외 팬들로부터 문의전화가 폭주한 탓에 미술관 관계자는 “하루 100통 이상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 결국 미술관은 도슨트 신청서 양식을 다운로드받아 기간과 해설사 이름을 명기해 사전 접수한 후 하루 선착순 120명만 받고 있다. 전시를 알리고 대중의 폭넓은 관심을 유도한 점은 성공적이다. 게다가 한류스타 출신 사병들의 활약으로 해외 팬들까지 한국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대중스타 들에 쏠리는 지대한 관심에 비해 순수예술 작가들의 말없는 노력과 작업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인기 배우의 반가운 얼굴에 집중하는 관람객의 열정은 뜨겁지만 그의 손끝이 가리키는 작품에 대한 몰입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연예인이 화가로 나설 경우에는 ‘씁쓸함’이 더하다. 심은하, 김혜수, 구혜선, 하정우 등 인기 연예인이 출품한 아트페어나 개인전은 유례없는 인파를 끌어들였다. 이들이 아니었더라면 아트페어가 뭔지도 모르고 갤러리에 가보지도 않았을 대중을 유인했다는 점은 유익했다. 그러나 묵묵히 화업(畵業)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화가들은 “나는 왜 저런 관심을 끌지 못할까”라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순수 예술인이 대중 스타 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그들이 소개하는 작가가, 그들이 심취한 그림이 ‘왜 매혹적인 것인지’ 진지하게 다가서주길 희망한다.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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