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OECD가입 걱정된다/채규대 경제평론가(시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가 있는 프랑스의 한 언론은 삼풍백화점 붕괴직후 『한국경제를 미친듯이 질주하는 화물차와 같다』고 비유한바 있다. 말하자면 우리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건지 그릇된 방향으로 가는건지 분간 못하고 앞으로 달리기만 한다는 것이다.지금 국가경제의 운영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 한국의 OECD 가입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건지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할 과제다. ○빚투성이 「선진국」 우리경제의 최대위기는 날로 증가되는 국제수지 적자와 외채 그리고 경제불황이다. 금년 경상수지 적자는 작년의 두배인 2백억달러(9월까지 1백70억달러)를 넘는다. 세계최대무역 적자국중 하나다. 이 엄청난 적자로 외채도 연말까지는 1천억달러에 달한다. 우리경제는 빚얻어 이자 갚고 빚얻어 적자 메우고 빚얻어 원금 갚고 외국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어는 개인이나 회사, 그리고 국가라도 이런 상황이면 파산될 것이라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무역적자급증 현상은 95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직후부터다. 특히 한국이 개도국이면서 선진국 입장에서 불리한 통상조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WTO도 감당 못하여 이런 엄청난 경상수지적자와 외채가 불어나는 판에 우리는 무엇때문에 OECD니 아태경제협력체(APEC)니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니 하면서 마치 세계경제를 주도하는양 뽐내며 개방과 자유무역의 폭만 넓히고 다니는지 참으로 알 수 없다. 특히 OECD 회원국에만 무역적자가 금년4백억달러를 육박할 것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며 또한 이 적자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무런 대책도 없다. 이것은 우리경제실력이 선진국과 자유경쟁 즉 자유무역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명백히 말해주는 것이다. 마치 초등학생이 대학생과 맞겨루자는 격이다. 이런 판국에 또 다시 개방의 마지막 단계인 금융과 자본을 개방해야 하는 OECD에 가입하겠다는 것은 WTO에 이어 한국경제를 대도박판위에 올려 놓는 모험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우선 자본개방에 있어서 국제단기투기자금(Hot Money)의 대표적인 외국인 주식투자를 보자. 현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입(1백63억달러)과 시가총액을 비교해 보면 52억∼1백억달러나 폭리하고 있다. 국내기관들 개인들은 거의 손해다. 그만큼 증권운용기술이 게임이 되지 않는 것이다. OECD 가입으로 외국인 증권투자한도(현 20%)를 폐지 하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은행업도 국내외국은행(36개)들은 세계 어느 금융시장에서보다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96년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50%증가) 국내 외국은행과 일본5대 시중은행의 직원1인당 수익률이 국내은행보다 6배나 높다. ○개도국 특혜도 포기 반면 시중은행들은 이익이 감소 되거나 소폭증가(5∼10%:9월 가결산)되었다. 더구나 OECD 회원국들의 금리가 대부분 6% 미만이다.(일본 0.5%, 미국 5.4%, 독일 3.32%) 우리의 경우 13.7%나 된다. 여기에 금융기관신설 채권 상업차관등을 개방하면 그들에게 또한 큰 폭리를 줄 수밖에 없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금융부문 국제경쟁력은 48개국중 40위로 가장 낙후된 상태다. 3위인 싱가포르(금리 3.37%) 7위 홍콩도(금리 5.54%) OECD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40위인 한국이 무슨 배짱으로 OECD에 가입을 서두르는가? OECD 가입의 이점으로 경제정책수립 및 투명성제고, 선진국의 경제사회운영의 경험과 지식을 한수 배워 선진화할 수 있다거나 규제완화 노동환경 소비자보호등이 회원국 수준으로 유지되어 삶의 질이 향상 된다는 것등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런 비경제적이고 추상적인 것들이 무슨 이점인가? 이런것들은 OECD와 관련 없이 우리 자신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WTO를 통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런것들을 엄청난 모험이 뒤따르는 OECD에 가입하여 해결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말이나 되는가? ○가입 늦을수록 유리 더구나 OECD 가입으로 개도국에 부여된 각종 혜택 특히 일반특혜관세(GSP)를 포기하여 상품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오히려 외채대국이 또 빚얻어서 분담금과 개도국 원조금을 부담해야 하니 어린애가 어린애 봐주는 격인가? 국경을 넘나드는 거액의 국제투기 자금의 국내유출입은 우리의 환율 통화량 증권금융채권시장을 급격히 교란시켜 더구나 여기에 외환투기까지 겹치면 한국경제는 죽도밥도 안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당국 그리고 자본동향분석전문가인 미국의 앨런사이나박사 하버드대 제프리 삭스교수도 금융시장이 아직 선진화되어 있지않은 한국을 포함한 개도국들의 자본시장 조기개방은 안정을 해치고 경제혼란을 자초한다면서 OECD 가입을 최대한 늦출수록 좋다고 멕시코의 예를 들어 경고했다. 칠레는 OECD에 가입도 않고 개방을 서두르지 않아 남미중 경제가 제일 튼튼하다. OECD 가입 초청이 되었다고 해서 쫓기면서 서두를 필요는 없다. 국회비준을 미루고 OECD 가입을 연기함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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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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