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고비용 저효율 선거의 악순환 끊으라

국회의원 3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공천을 따내려고 당 관계자에게 돈을 주거나 자원봉사자·비(非)선거사무원에게 수당과 수백만원 단위의 돈을 뿌려댔다. 대법원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다른 의원 5명(새누리 3, 민주 2)에 대한 판결을 뒤집지 않으면 19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잃는 의원은 8명으로 늘어난다. 불법 선거운동→당선무효→재선거라는 고비용 저효율 선거풍토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정치권은 대법원 판결을 선거풍토와 정치문화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회의원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공동 규칙을 만드는 공직자다. 그런 이들이 스스로 만든 법을 지키지 않으면 국민들도 법을 우습게 여기게 된다. 국회의원이 불법 선거운동으로 의원직을 잃으면 주민은 상당기간 자신들의 대변자를 잃고 재보궐선거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 17·18대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1명이 당선 무효됐고 다른 법 위반으로 6명이 피선거권을 잃었다. 이들 때문에 280억원가량의 혈세가 재보궐선거 비용으로 낭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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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도 이에 못지않다. 당장 6·4지방선거에 이은 7·30재보선에서는 당선 무효된 의원과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의원을 포함해 10~15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니 총선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니 여야 간 신경전과 힘겨루기도 벌써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과반의석을 유지하려는 새누리당과 이를 무너뜨리려는 야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중간심판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야권 연대론과 경쟁론도 맞부딪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다가오는 두 선거는 과열·혼탁으로 적잖은 당선무효 등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당선자의 당선무효나 사퇴 등으로 선거를 다시 치르는 데 쓰인 돈이 2000년 이후 1,800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여야는 공명선거로 고비용 저효율 선거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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