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 11기 전인대 개막] 현지진출 국내기업 영향은

기업규제 법률 쏟아져 부담 크게 늘듯<br>임금·단체협상 불리…中기업들도 70%가 "불만"<br>강력 긴축정책·환경정책 강화도 비용증가 요인<br>"대외개방 가속화·내수 확대"는 기회로 삼아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5일 노동계약법을 엄격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중국 기업의 70%가량이 노동계약법에 규정된 종신고용과 퇴직금 지급 의무화 조항을 수정하길 바라는 가운데 나왔다. 원 총리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기 위해 단체협상제도를 갖추도록 (정부가 나서서) 압박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올해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임금인상과 단체협상 과정에서 어려운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과 환경정책 강화도 현지 우리 기업들에는 비용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원 총리는 중국 내수시장 확대 및 개혁개방정책 가속화 방침을 확고히 밝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중국 진출은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평가된다. 후진타오 2기 지도부는 오는 2010년까지 각종 개혁법안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기업정책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후진타오 정부의 개혁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와 자유시장경제제도의 확립을 지향하지만 그 결과로 노동시장 경직화와 외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올해부터 노동계약법ㆍ기업소득세법ㆍ반독점법ㆍ취업촉진법ㆍ순환경제법 등 기업규제 법률을 무더기로 쏟아내면서 현지에 진출한 많은 우리 기업들은 급격한 비용증가로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근로자들의 종신고용과 퇴직금 지급을 의무화한 노동계약법의 경우 중국 토종기업들까지 대다수가 반발하고 있는 법안이다. 경제월간지인 중국기업가(中國企業家)에 따르면 중국 내 70.7%가 노동계약법 조문 수정을 희망한다고 답변해 노동계약법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 총리가 밝힌 강력한 긴축정책, 환경정책 강화 등도 현지 우리 기업들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통화량 억제 정책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 총리는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금리의 조정 역할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원 총리는 “경제성장률만 일방적으로 추구하지 않고 경제와 사회의 균형 성장을 실현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성장 일변도의 경제발전 방식을 질적인 성장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정책과 관련, 원 총리는 “중국은 우선 에너지를 많이 쓰거나 오염 배출량이 많은 업종을 통제하는 대신 대형 항공기 제조나 오염 퇴치업, 유전 및 가스전 개발 등의 사업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벤처 창업투자를 장려하는 등 산업구조를 정보통신과 바이오ㆍ환경산업 등 첨단산업 위주로 육성하고 서비스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 총리는 대외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내수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중국시장은 우리 기업들에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지로 가치를 지닐 것으로 평가된다. 원 총리는 “수입을 확대하고 선진적인 기술장비, 중요한 원자재, 그리고 핵심부품과 소자의 수입을 중점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며 “외자가 투입된 산업의 구조와 지역적 분포를 최적화하고 서비스업의 대외개방을 추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신 KOTRA 베이징무역관 과장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투자는 그동안 주로 수출업종에 집중돼 있어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라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내수시장을 크게 확대하고 대외개방을 가속화한다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이 기회를 포착하면 우리 기업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0년대 개혁개방 이래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가던 중국의 기업환경은 후진타오 2기를 맞아 다시 냉탕으로 들어서는 분위기다. 1980년대 초ㆍ중반에는 개혁개방정책 실시로 기업환경이 크게 개선됐으나 1980년대 후반에는 톈안먼(天安門)사태와 긴축조치 등으로 환경이 악화됐다. 다시 1990년대 초ㆍ중반에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도입으로 기업환경이 좋아졌지만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여파로 악화일로를 걷다 2000년대 들어 사유재산 보장,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경영 환경이 개선됐다. 그러나 최근 후진타오 정권이 질적 성장을 강조하면서 기업환경이 부분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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