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미국 CNN 등은 18일 밤(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난민선 전복사고로 600~7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이탈리아령 섬인 람페두사에서 남쪽으로 약 193㎞, 리비아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27㎞ 떨어진 지점에서 일어났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는 항해 중이던 포르투갈 상선이 가라앉고 있던 난민선에 접근해 28명을 옮겨 태웠을 때 이 선박이 뒤집혔다고 밝혔다.
현재 이탈리아와 몰타 해군은 뒤집힌 선박 주변에서 구조, 시신 수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대변인은 "구조와 시신 수색작업을 동시에 펼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시신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승선인원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최소 500명에서 최대 800명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인명피해가 사실로 확인되면 지중해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난민 수가 증가함에 따라 대규모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졌다고 국제이주기구(IOM) 등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사고를 제외하고도 올 들어 최소 900명이 난민선 전복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서 행한 연설에서 "국제사회는 추가 비극을 막도록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어 "그들은 우리처럼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이자 굶주리고 박해 받고 부상했거나 전쟁의 피해자들"이라며 "그 비극을 접하면서 마음속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소속 외무·내무장관에게 긴급회동을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