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 자동차 보면 열불 난다" 불만 폭발

잦은 고장·정비센터 부족등서비스 엉망… 고객만족 수년째 최하위


중소기업 임원 A씨는 지난해 말 아우디코리아의 서초 지역 딜러를 맡고 있는 AM모터스의 B본부장으로부터 차량 구입 제의를 받았다. B씨는 "내가 타고 있는 A6를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데 관심 있냐"며 "회사에서 모르게 해야 하니 돈은 개인 계좌로 입금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의심쩍긴 했지만 브랜드의 명성과 본부장급 딜러 B씨를 믿고 지난해 11월께 3차례에 걸쳐 모두 4,00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차량을 받기로 한 날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자 A씨는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알고 보니 B씨는 이미 회사를 그만두고 잠적한 상태. A씨는 AM모터스와 아우디코리아에 수 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양측은 "법인 계좌로 송금하지 않은 본인 잘못"이라며 묵살했다. A씨는 "딜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딜러사와 본사의 책임은 없냐"고 항변했지만 본사에선 "법대로 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MWㆍ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독일 3대 명차라고 주장하는 아우디에 대한 고객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명품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로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차량 품질에 딜러 교육과 사후 서비스마저 엉망인데 아우디코리아는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신차 구입 소비자들에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아우디는 지난 2007년부터 줄곧 수입 브랜드 중 '꼴찌'를 기록했다. 최근 1년간 AS 만족도에서도 아우디는 1,000점 만점에 749점으로 독일 명차로 분류되는 BMWㆍ메르세데스-벤츠는 물론이고 폭스바겐ㆍ푸조 등 유럽 대중 브랜드에도 밀려 순위표 가장 아래에 처박혀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소비자 불만 건수도 마찬가지다. 판매량 대비 아우디의 불만 건수는 2010년 최하위, 지난해에는 겨우 꼴찌를 면했다. 명품의 경우 소비자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아우디는 관리에는 소홀하고 판매에만 열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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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떨어지는 내구성이다. 사소한 고장으로 정비센터를 찾는 일이 많다는 것. 지난해 말 뉴 A6를 구입한 C씨는 "출고 이후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엔진 결함으로 AS를 받았고 1년도 안 돼 정비를 맡긴 것만 3번째라 차만 보면 열불이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족한 정비센터도 한몫한다. 아우디코리아는 전국 19곳의 서비스센터에 157개의 작업대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 등록된(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 아우디 차량은 총 4만6,998대로 작업대 1개당 299대를 맡아야 한다. BMW(MINI 포함, 204대)나 메르세데스-벤츠(271대)에 비해 크게 부족해 정비 시간도 그만큼 오래 걸리고 있다.

반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는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공정위의 수입차 가격 및 판매망 등에 대한 조사에서 아우디 코리아는 신속히 국내 로펌과 공조해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우디 판매량이 최근 갑자기 늘면서 기본적인 고객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수입차 전체 이미지를 먹칠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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