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 유로존 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외국계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들과 국내 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은 유로존 위기 상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는 지난 2008년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펀더멘털이 튼튼해진 상태라 금융시장의 위기는 제한적이겠지만 수출이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회의에 참석한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경제논리만으로는 가능성이 낮지만 정치적 판단에 의해 자발적으로 탈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일본식의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그는 "미국 경제도 아직 기대만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세계 경제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각국이 위기 속에서 환율 싸움을 할 수 있고 보호무역주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에 대비하되 정부가 너무 지나치게 불안 요인을 강조하는 것은 국내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그 영향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위기는 잘 관리하되 과잉 대응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스 등 정치적 변수에 따라 움직인다는 의견을 들은 후 이 대통령은 "올해는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 선거가 있는 해인 만큼 이것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포퓰리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바로 잡히면 정치권이 부담을 느끼게 되고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유럽위기 이후 5번째 열린 외부 경제전문가들과의 회의로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장재철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재우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 등이 참석했다. 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함께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