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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거 주축' 슈틸리케호 7년 만에 우승

동아시안컵 3차전 북한과 0대 0 무승부… 無敗로 정상 탈환

여자 대표팀은 아쉬운 준우승

한국 대표 김기희(왼쪽 세번째)가 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마지막 3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파 대신 K리거를 주축으로 짜인 한국 축구 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달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중동 원정을 앞두고 동아시아 맹주로서의 자신감을 확인했다.

대표팀은 9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북한과의 대회 마지막 3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홈팀 중국을 2대0으로 완파한 뒤 일본과 1대1로 비기고 북한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해 1승2무(승점 5·골득실 +2)로 대회를 마친 한국은 2003년·2008년에 이어 세 번째이자 7년 만의 우승을 달성했다.

대표팀은 관심이 집중됐던 한일전에서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1승1무1패의 중국(승점 4·골득실 0)을 밀어내고 우승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중국과 같은 1승1무1패에 골득실이 -1인 북한은 3위, 2무1패(승점 2)의 일본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 감독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었던 바히드 할릴호지치. 당시 홍명보 감독 체제의 한국에 4대2 완승을 거뒀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이번 한국 대표팀에는 수비 위주 전술로 나서며 무승부에 만족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북한에 6승7무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도 한국은 이정협(상주)을 원톱 스트라이커에, 좌우 날개 이종호(전남)·이재성(전북), 섀도 스트라이커에 김승대(포항)를 내세운 4-2-3-1 전술로 북한을 시종 몰아붙였다. 전반 슈팅 수 14대1이 보여주듯 한국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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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인공은 북한 골키퍼 리명국이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세계적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이름에서 따와 '북폰'이라 부를 만했다. 리명국은 전반 13분 이종호의 강력한 슈팅을 막아내더니 전반 40분 이재성의 왼발 슈팅도 막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막판 김신욱(울산)을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으나 후반 추가시간 그의 발뒤꿈치 슈팅도 리명국이 몸을 던져 쳐냈다.

한국은 북한전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3승7무)에 만족해야 했다. 리명국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한국과의 결승에서 연장까지 120분간 신들린 선방을 펼쳐 국내 팬들에게 이미 유명한 골키퍼다. 당시 후반 추가시간에 임창우(울산)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다. 이번 대표팀은 어떤 선수와도 바꾸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잘했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의무차출을 보장하지 않는 대회라 슈틸리케호에는 K리그와 일본·중국리그 선수들만 소집됐다. 대표팀 '뉴 에이스'로 입지를 굳힌 이재성 등이 이번 대회 최대 수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는 "손흥민이나 구자철 등 해외파가 합류하면 해결해줄 문제"라고 답했다.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 지난 6월 미얀마를 2대0으로 이긴 대표팀은 다음달 3일 라오스와 2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다음달 8일에는 레바논 원정이 기다리고 있다.

한편 여자 대표팀은 8일 북한과의 최종 3차전에서 0대2로 져 2승1패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북한은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윤덕여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봐 감독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제 내년 2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지역예선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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