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시장 '빅뱅' 시작됐다

후발社 합종연횡 본격화·하나로 진로 촉각인수자금 마련·노조 반발 무마등 과제 산적 1차 지분매각의 절반값…헐값시비 우려도 '통신시장의 빅뱅이 시작됐다.' 29일 데이콤컨소시엄의 파워콤 인수가 확정되면서 데이콤을 중심으로 한 후발 통신업체들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파워콤 인수전에 밀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사업 부문 매각이나 인수합병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여서 KT그룹ㆍSK텔레콤 양강구도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 ◇통신 3강으로 올라선 LG 파워콤 인수로 그동안 통신시장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LG는 무선의 LG텔레콤, 유선의 데이콤, 국내 2위의 기간망을 갖춘 파워콤을 아우르게 돼 통신 양강인 KT그룹ㆍSK텔레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데이콤과 밀접한 제휴관계를 구축 중인 두루넷까지 포함할 경우 확실한 통신 3강구도의 한 축을 맡게 될 전망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통신시장의 3강 자리를 놓고 LG와 경쟁해온 하나로통신의 향후 진로다. 하나로측은 일단 "LG와의 제휴는 없다"며 독자노선을 밝히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미 힘의 균형이 LG 쪽으로 기운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제휴관계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지분율 13.8%로 하나로통신의 1대주주인 LG그룹이 하나로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넘어야 할 산 아직 많다 데이콤으로서는 파워콤 인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한전측과 합의한 시점까지 파워콤 인수에 필요한 8,000억여원의 지분인수자금 마련이 급선무. 이에 대해 데이콤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콤측은 "구체적 투자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컨소시엄과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사실상 투자를 확정한 상태"라며 "기한 내 인수자금 확보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데이콤으로의 인수를 거부하며 파업은 물론 퇴직도 불사하겠다는 파워콤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도 고민거리다. 이 때문에 업계는 파워콤이 민영화 이후에도 과거 다른 공기업이 민영화 과정에서 겪었던 후유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헐값매각 시비 남을 듯 이번 파워콤 지분매각 성사는 더 이상 지분매각을 늦출 경우 커지게 될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두차례나 매각입찰이 유찰돼 '민영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돼온 상황에서 매각주체인 한전이나 정부로서는 해를 넘기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당초 "헐값매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달리 지난 2000년 1차 지분매각(주당 3만2,000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값에 팔리게 된 셈이어서 정부가 지나치게 민영화 일정에만 쫓겨 헐값에 파워콤을 넘겼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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