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으로 자리를 옮겨 각각 최고경영자(CEO)와 사장을 맡고 자회사 구글의 대표는 인도계 미국인인 순다르 피차이(43·사진) 현 수석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지 CEO는 지주사 알파벳을 설립해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 무인자동차 개발을 맡은 X랩, 벤처투자 캐피털인 구글벤처스, 생명과학 사업을 하는 라이프사이언스 등 조직을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블로그에서 "이번 개편으로 각 회사의 역할이 분명해지고 더욱 투명해졌다"며 "알파벳은 인류 최고의 혁신을 상징하고 구글 검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FT도 이에 대해 '알파'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큰 투자를 의미하는 용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구글이 최근 야심하게 추진해온 무인자동차·드론·헬스케어·벤처투자 사업 등을 본격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사업범위가 넓어지면서 체계적인 관리와 투명성 강화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주사로 자리를 옮긴 창업자들을 대신해 구글은 피차이 수석부사장이 이끌기로 했다. 인도 명문대인 인도공과대(IIT)에서 수학하다 미국 스탠퍼드대로 옮겨 전기공학과 재료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4년 구글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입사 이후 검색 브라우저 크롬 개발을 주도했고 지난해 10월에는 검색, 지도, 구글 플러스, 전자거래와 광고 상품, 인프라 분야 등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업무 능력과 열정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페이지와 오랜 친분을 유지한 그는 벌써부터 내부에서 구글의 차기 지도자로 거론돼왔다. 페이지 CEO는 "피차이처럼 유능한 인물과 일할 수 있게 돼 행운"이라며 "회사에 대한 그의 성과와 헌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그는 구글의 확장과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