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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뒤흔들 '엄청난 게임' 몰려온다
국산 대작 게임 출시 봇물엑스엘게임즈·네오위즈 등 내달부터 잇달아 서비스개발비만 300~400억원
이지성기자engine@sed.co.kr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
국내 게임시장에 모바일 게임 열풍이 거센 가운데 다음달부터 국내 중견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신작 온라인 게임을 출시한다. 선보이는 작품들은 수년 간의 개발기간과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작이어서 흥행 성적에 따라 각 업체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2006년부터 개발 중인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의 공식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아키에이지는 '바람의 나라'∙'리니지' 등 인기작을 개발한 송재경 대표의 첫 작품이다. 가수 윤상이 게임음악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를 모으는 등 지금까지 투입된 개발비만 300억원을 웃돈다.
아키에이지는 판타지 소설가 전민희의 '전나무와 매'를 원작으로 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가상의 세계가 배경으로 다양한 캐릭터와 탄탄한 시나리오,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존 온라인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감 나는 전장을 구현하기 위해 게이머들이 상대 진영의 성을 빼앗는 공성전, 말을 타고 싸우는 마상전, 배를 타고 싸우는 해상전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앞서 진행한 비공개서비스(CBT)에서도 국내외 게임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다.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개발 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다. 이미 중국(텐센트), 일본(게임온), 대만∙홍콩∙마카오(기가미디어) 등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대적인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르면 내년에는 미국 유명 게임업체 테이크투의 인기 PC게임 '문명'을 온라인 버전으로 새롭게 개발한 '문명 온라인(가칭)'도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뛰어들 계획이다.
네오위즈게임즈도 블록버스터 온라인 게임 '블레스'를 내년에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블레스는 네오위즈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MMORPG로 개발기간만 4년이 소요됐다. 기존 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배경이 되는 기후와 식생 등 자연 환경과 역사와 문화를 철저히 새롭게 창조해 하나의 새로운 가상 세계를 선보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내년 1월에는 네오위즈인터넷과 합병까지 앞두고 있어 블레스의 성과에 따라 실적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도 내년 상반기 대작 온라인 게임 '이카루스'의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다. 이카루스는 중세 유럽이 배경인 판타지 액션 MMORPG의 일종으로, 공중전을 비롯한 화려하고 정교한 전투 장면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게임 엔진을 두 차례나 교체한 탓에 개발기간만 7년이 걸렸다. 위메이드는 이카루스를 앞세워 앞서 시장에 안착한 '미르의 전설'의 성공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게임업체가 잇따라 대작 온라인 게임 출시에 뛰어들면서 외산 게임과의 한판 승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그동안 국산 게임의 독무대였으나 올 들어 쟁쟁한 '리그오브레전드'∙'디아블로3' 등 외산 게임이 속속 출시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브오브레전드는 5개월째 국내 온라인 게임 1위를 달리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엔씨소프트가 대작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출시 직후 잠시 정상에 올랐을 뿐 줄곧 2위에 머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시장에 모바일 게임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익성이나 흥행성에서 온라인 게임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며 "과거와 달리 이제는 외산 게임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각 업체 간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