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개막하면서 국내 증시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귀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3차 양적완화(QE3)의 종료 여부, 성명서에서 '상당기간 저금리 유지' 문구의 삭제 또는 변경 여부를 꼽고 있다. 두 사안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미국 조기금리 인상 우려가 불거졌던 9월 중순 이후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2조4,09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귀환 없이는 코스피 반등도 노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FOMC 회의결과로 향해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지난 6월에 예고했던 대로 150억달러 규모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해 3차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예정대로 양적완화를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유럽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종료 시점을 연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성명서에 담겨 있는 '상당기간 저금리 유지' 문구의 삭제 또는 변경 여부도 관심사다. 이 문구가 삭제되면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추가적인 이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급에 가장 좋은 조건은 양적완화 종료 연기와 '상당기간' 문구의 유지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확률은 낮지만 두 조건이 충족되면 조기금리 인상 우려는 완화되고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도는 상승할 것"이라면서 "코스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강화로 급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양적완화가 종료되더라도 상당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문구가 유지될 경우에도 외국인의 점진적 매수세 유입으로 코스피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연준이 예정대로 양적 완화를 끝내고 성명서에 담긴 '상당기간' 문구를 삭제하는 것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은 경기와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전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추가하락 압력이 높아지면서 1,850포인트 부근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