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EU 50년

25일로 창설 50주년을 맞은 유럽연합(EU) 반세기는 바로 유럽 통합의 성공을 뜻한다. 출발 당시 6개국이던 회원국이 27개국으로 급증하고 국경선이 사라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 과정에서 유럽의 분쟁과 전쟁이 사라지고 대신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을 가져온 것은 물론 공산독재체제를 무너뜨렸다. 이 같은 EU의 성공은 세계 각 지역에서 경제를 중심으로 한 불록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유로화가 달러와 함께 세계통화로 자리잡은 것이 말해주듯 EU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 중심축의 하나가 됐다. 회원국의 국민총생산(GDP)도 미국을 앞지르는 역전현상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모든 면에서 EU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대책이 바로 대표적인 예다. 환경 문제는 EU의 기준이 세계의 기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EU가 성공적인 국제기구라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지만 회원국이 많아지고 민족 및 문화가 다양화됨에 따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동구권 포용에 따른 러시아의 견제, 터키 가입을 둘러싼 종교갈등, 동서유럽간의 빈부격차, 주권부정에 대한 거부감 등은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5년 프랑스와 네덜란드 국민이 EU헌법 비준을 거부한 것은 EU의 비대화에 대한 경계심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EU 반세기를 맞아 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EU가 ‘세계기준’을 떠받치는 한 축으로 성장함에 따라 영향력이 우리 생활 속까지 파고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매듭지어지면 EU와의 협상준비는 물론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EU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EU가 오는 7월부터 실시하는 화학물질 등록 및 안전평가 등 ‘EU 기준’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면 수출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경제 불록화 추세에서 EU 50년은 바로 중국ㆍ일본ㆍ아세안 등과의 FTA 체결 등을 통해 불록화 시대를 앞서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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