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政-財 화합 경제위해 함께 뛴다

■ 전경련 '최고경영자 신춘포럼'<br>"절망하면 더 깊은 수렁" 재계 '희망'으로 방향 전환<br>정책믿고 추자 확대·일자리 창출등에 역량 집중

강신호 전경련 회장이 12일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서 “기업이 경제기적 창조의 주역으로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것은 재계가 방어적ㆍ소극적 자세에서 탈피, 보다 협력적ㆍ적극적인 자세을 보일 것임을 천명하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재계는 노무현 정부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정책노선에 의구심을 품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 결과 경기침체가 가속화됐고 이는 양쪽 모두에게 큰 상처를 줬을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노무현 정부는 새해 들어와 ‘경제 올인’ 및 실용주의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재계도 신년사 등을 통해 이미 투자확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 보다 분명하게 화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앞으로 정부의 정책의지를 믿고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차세대 성장기반 구축 등 기업 본연의 활동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출자총액규제, 노사관계 안정 등 재계가 요구해왔던 기업환경 개선에 경제정책의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절망보다는 희망을 말하자”=재계의 방향전환은 경제침체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더이상 방치할 경우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우리 경제가 여기서 절망한다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며 결코 그렇게 돼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희망과 기적’을 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도 “한국경제가 지난 2년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 데 이어 올해까지 후퇴한다면 나라가 큰일난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의 ‘희망 메시지’는 이미 주요그룹 총수들과 경제단체장들의 신년사에서 어느 정도 드러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초일류기업으로 가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지금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미래로 나아가자”며 임직원의 분발을 촉구했고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주체들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만이 경기회생의 첫걸음이자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 기업실천 가시화=기업들의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 새해 초부터 삼성ㆍLGㆍ현대차 등 4대 그룹의 투자확대 발표로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ㆍLG 등 주요 기업들은 올해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깊은 침체에 허덕이는 국내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ㆍ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빅4 그룹은 올해 44조6,600억원을 투자비용으로 지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체 투자규모 37조2,287억원보다 20%가 확대된 것이다. 삼성은 ‘확고한 1등 다지기’를 선언하며 올해 시설에 13조9,000억원, 연구개발에 7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LG는 미래성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체 투자규모를 전년 대비 26% 증가한 11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또 현대차그룹은 올해 투자를 전년 대비 24% 증가한 6조7,000억원으로 늘려 잡았고 SK는 내수에서 수출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현 전경련 부회장은 “기업들은 현재 성장사업을 유지하거나 신성장사업을 새로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주요 그룹들의 투자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정부-재계 화합 가속화 전망=강 전경련 회장은 “대통령도 경제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며 “기업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도 올해는 가급적 재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일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연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시장친화적이고 친기업적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거듭 약속한 것만 봐도 그렇고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에서 재계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재계의 입장을 수용하겠다고 한 대목도 정-재계의 화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와 재계에 화합의 기운이 움트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는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과 규제완화를 바라는 재계의 요구가 맞물린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차이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일시적인 갈등봉합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