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이장규 前 서울대 교수, 한국인 첫 아프리카 대학 총장 되다

내달 에티오피아 국립 아다마대 취임


이장규(65) 전 서울대 공대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아프리카의 대학 총장에 취임한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달 정년퇴임한 그는 19일 "에티오피아의 교육 관련 주무장관 중 1명(인 인사부 장관)이 한국인 정책자문관에게 과학기술 중심대학으로 선정된 국립 아다마대 총장에 한국인을 영입하려 하니 추천해달라고 부탁, 자문관이 원로 교수들과 상의해 나를 천거했다. 다음달 1일 취임한다"고 말했다. 아다마대는 올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신설된 아디스아바바과학기술대와 함께 과학기술 중심대학으로 선정됐다. 7개 단과대(26개 학과)에 2만여명의 학생과 1,000여명의 교수가 재직하고 있지만 박사 학위를 소지한 교수는 50여명에 불과하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이공학계와 인문사회계가 7대3의 비율이 되도록 대학 구조개편을 진행 중이다. 두 대학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면 운영 방식을 전국의 각 대학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 총장 내정자는 "에티오피아 정부는 짧은 기간 고도성장을 이뤄낸 한국을 이상적인 국가발전 모델로 삼고 도약을 직접 일군 우리 세대의 경험을 높이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에티오피아 정부와 아다마대의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6월 초 총장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 6월 말 에티오피아를 방문, 관계자들을 만나고 아다마대를 둘러봤다. 내가 대학생활을 했던 1960년대 후반의 한국 상황과 비슷했다. 우리 정부도 당시 공대 육성에 상당한 신경을 썼고 우수인재들이 공대에 많이 들어갔다. 에티오피아 정부와 대학ㆍ교수ㆍ학생들은 모두 가난에서 벗어나보자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대학 운영 경험ㆍ능력이 부족하고 어떻게 과학중심대학으로 육성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어 내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 임기 5년 동안의 과제로 현지 교수들의 역량 강화, 한국식 학제 도입, 대학 자율권 확립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서울대와 협력해 아다마대 교수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추석 연휴 때 현지에 다녀온 뒤 오연천 서울대 총장과 만나 적극적인 협조 약속도 받아냈다. 이 총장 내정자는 1971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 미국 피츠버그대 전기공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항법유도제어 전문가다.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드레이퍼연구소에서 5년여 동안 근무하다 1982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로 부임, 항법유도제어연구실을 만들고 이끌다 지난달 정년퇴임했다. 공학한림원 설립, 선진국 공학한림원과의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상 발전공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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