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조사부(양호산 부장검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KT 본사, 서울 서초ㆍ광화문 사옥과 임직원 주거지 등 8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압수수색은 전날 밤부터 시작돼 이날 오전10시께 종료됐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서 각종 회계장부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번 압수수색 때와) 건물은 같지만 사무실은 다른 곳"이라며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고 압수수색 배경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고발 건에 따른 압수수색으로 알고 있다"며 "그간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사항이라고 충분히 해명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난달 22일 1차 압수수색을 벌인지 열흘 만에 다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두고 여러 가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본격 수사에 나섰는데도 KT 측이 제대로 수사 협조를 하지 않자 검찰이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1차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KT 측의) 자료 제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KT 측이 "고발 내용은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이 회장이 아프리카 출장을 강행하는 등 '버티기'로 일관하자 압박의 고삐를 조였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고발된 배임 혐의 외에 이 회장에 대한 또 다른 혐의점이 포착됐을 가능성이다. 검찰은 1차 압수수색 당시 거액이 들어 있는 경영진 명의의 통장 여러 개를 발견했고 이 때문에 비자금 조성 의혹 역시 수사 대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왔었다. 실제로 2차 압수수색은 KT 해외업무 파트(G&E) 사장과 이 회장의 비서실 직원들 등 이 회장의 측근을 중점적으로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린 회의 참석차 지난달 26일 출국한 이 회장은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께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