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OTRA맨이 들려주는 글로벌 스토리] <16> 한국과 다른 중국 짐수레

짐칸 앞에 달면 운전하기 더 편해

능률 떨어지지만 힘 덜들어 선호


요즘은 거의 모든 한국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키워드는 당연히 '현지화'입니다.


그럼 '현지화'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까요. 현지 인력 고용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현지화는 '나의 것(한국)'이 아닌 '남의 것(중국)'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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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0년간 중국과 인연을 맺어온 필자는 '도구'에서 두 나라의 차이를 봅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짐을 운반할 때 사용하는 짐수레(리어카)를 보면 한국 짐수레는 사람이 앞을 보고 짐칸은 뒤에 붙어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짐칸이 앞에 있고 사람이 짐을 보면서 운반하도록 돼 있습니다. 처음에는 중국의 짐수레가 의심 많은 중국 사람의 성향을 반영, 절도를 감시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런 목적도 있겠지만 최근에야 중국의 짐수레가 실용성 면에서 한국 것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무게중심을 앞에 둬 출발은 힘들지만 일단 움직이면 오히려 운전하기 쉽고 힘도 덜 듭니다.

농촌에서 많이 쓰는 낫과 삽도 모양새가 다릅니다. 한국 것은 자루가 짧고 중국 것은 자루가 상대적으로 긴데요. 작업 능률은 한국 것이 월등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작업 능률을 높이려면 사람이 그만큼 힘을 써야 하고 그러려면 허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반면 중국 것은 작업 능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허리를 덜 사용하므로 피로도가 덜합니다.

한국의 도구는 작업 능률 향상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반면 중국의 도구는 사람이 힘이 덜 들고 편하도록 고안됐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중국이 '인본주의', 한국이 '능률주의'라고 단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근본적인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은근히 중국 문화를 깔보는 시각을 벗어던져야 중국 시장도 우리 기업에 문을 열어줄 것입니다. /백인기 선양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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