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의 유출을 막으려면 특허와 블랙박스 전략을 적절하게 사용하라."
LG경제연구원은 6일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위한 방안으로 ▲철저한 보안 인프라▲개발단계별 차별화된 보상 ▲특허와 블랙박스 전략의 혼용 ▲연구단계별 관리 등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환란후 해외에 기술을 유출하려는 단계에서 적발된 사례가 51건에 달하고, 실제 피해액은 44조원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하고 국내 기술 향상으로 기술유출위험은 더 커지고 있어 선진기업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찾아보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기술유출이 국내기업의 인수합병과 인력의 이직 등을 통해 일어나고있으나 법적인 방법으로 기술유출을 원천봉쇄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자체적인 기술관리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연구원이 제시한 4가지 기술유출 방지방안이다.
◆철저한 보안인프라 한국과학기술진흥협회가 2000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47%만 비밀보호규정을 보유했고 보안점검을 실시하는 업체는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술력은 곧기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므로 보안에 쓰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장래를 책임질 투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일본의 히타치그룹은 PC로 인한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2008년까지 사내 업무용 PC 30만대를 모두 사내 네트워크 단말기(NC)로 교체하기로 했다. NC는 개인적인 정보 저장과 입출력이 불가능하고 모든소프트웨어는 본사의 중앙서버를 연결해야만 접근할 수 있어 중앙서버와 네트워크만관리하면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게 된다. 연간 60만대의 PC를 생산하는 회사에서정작 PC의 모습이 사라지게 됐다.
◆개발단계에 따라 차별화된 보상시스템 합법적이면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인력이동에 의한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이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다. 기업이 핵심 R&D 인력들에게 경쟁사보다 많은 돈을 지급할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R&D 단계별로 보상을 차별화해야 한다. 특허신청, 시제품 출시단계보다는 양산, 대규모 매출 발생 때 파격적으로 보상을 해주는것이 필요하다. 경쟁기업이 가장 탐내는 기술은 고객에게 인정받은 기술이기 때문에이 시기에 파격적인 보상을 해줌으로써 인력유출을 막아야 한다.
◆특허와 블랙박스 전략을 적절히 활용 기업의 핵심기술을 보호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특허전략이다. 특허는 그러나 출원과정에서 경쟁업체에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아예 등록하지 않음으로써 경쟁업체의 모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블랙박스 전략도 필요하다. 하지만 블랙박스 전략은 핵심기술이 유출됐을 때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개발단계별 기술관리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전체 공정을 알고 있는 사람을 프로젝트 책임자 몇사람으로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기업은 몇몇 핵심인물로 관리의 포인트를 좁힐 수있기 때문에 전체 기술개발팀이 통째로 나가지 않는 한 기술유출은 어렵게 된다.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도 각 공정의 노하우를 담은 서류들을 따로 떼어 한사람이 모든공정을 다 알 수 없도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