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90%에 육박하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 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이 만든 ‘룰라 연구소’를 다시 열기로 해 정치권에서 한 발 물러서게 되지만 4년 뒤 도선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브라질 현지언론들은 22일 퇴임하는 룰라가 오는 4월 ‘룰라 연구소’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도 시민 연구소를 운영했다. 그의 노동 및 사회운동과 집권에 큰 역할을 한 이 연구소는 2003년 1월 룰라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을 닫았다.
내년 4월 말 ‘룰라 연구소’로 확대 개편될 예정인 이 연구소는 중남미 및 아프리카 빈곤국 지원, 중남미 통합, 브라질 정치개혁 등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뉘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 운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울로 바누시 인권장관은 “룰라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 지우마 호세프 당선자에게 정권을 넘기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연구소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룰라 대통령의 대통령 재도전을 위한 전진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0일 현지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대선에 재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나는 타고난 정치인이다”라고 답했다.
브라질 헌법은 대통령의 세 번째 연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선을 한 차례 이상 건너뛴 뒤 출마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역대 브라질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8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 취임하는 지우마 호세프 당선자를 위해 오는 30~31일 사이 대통령 궁을 비워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