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수도권 집값 하락세를 주도하던 재건축아파트가 최근 상승세로 반전한 데 반해 일반아파트는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에서는 재건축아파트와 일반아파트간에 뚜렷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강남구 재건축아파트의 최근 한달간 매매가가 0.08% 상승한 반면 일반아파트 매매가는 0.8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주간 상승률을 비교해봐도 강남구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가 0.37% 상승하는 동안 일반아파트는 0.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아파트는 5월 들어 값이 크게 떨어진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일부 단지에서 거래가 시작됐고 최근 보유세 과세기준일(6월1일)을 지나면서 기존 저가 매물들이 빠르게 회수됨에 따라 호가가 상향 조정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최근 발표된 동탄2신도시가 ‘강남 대체 효과가 없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호가 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늦게 가격 하락세를 보이던 일반아파트들은 대출 규제 등의 영향과 함께 가격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기존 주택 매입을 꺼리기 시작하면서 수요 위축에 따른 내림세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강남구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연초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5월 셋째 주에 반전한 후 최근 3주간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반면 일반아파트는 4월 셋째 주부터 7주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저층 재건축인 개포주공1단지는 저가 매물이 모두 소진되면서 5월을 기점으로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15평형의 경우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 한주에만 매매가가 2,000만원 상승해 현재 9억~9억2,000만원선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일반아파트인 대치동 미도1,2차 아파트는 전 평형에 걸쳐 최근 한주 사이에만 집값이 5,000만원씩 일제히 하락했다. 미도2차 45평형은 전주 18억5,000만~20억5,000만원이던 시세가 현재 18억~20억원선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재건축아파트가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일반아파트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지만 재건축아파트의 오름세도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김은경 부동산뱅크 리서치팀장은 “거래는 없이 호가 중심의 오름세인데다 시기적으로 비수기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움직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무엇보다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부담이 큰데다 대출규제가 여전해 저가 매물이 소진된 이후에 매수세가 유입되기 힘든 만큼 당분간 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