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17일] CMA 과열 유감

증권사가 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서비스 시장이 이상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CMA로 시중 자금이 몰리다 보니 은행권에서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의 보통예금의 금리가 올라가고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의 혜택이 늘어난다면 나쁠 게 없다. CMA는 말 그대로 통장이다. 은행에서 수시입출금식 보통예금 통장을 고객에게 제공하듯이 증권사에서는 CMA 통장을 내세워 주식이나 채권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CMA에 대해 은행 보통예금보다도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CMA로 아무리 돈이 많이 몰린다고 해도 그대로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최근 장기금리가 올라가면서 주로 1년 이하의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CMA는 역마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증권사들이 CMA 고객을 늘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뭘까. 결국 CMA라는 기본적인 서비스를 통해 증권거래 고객을 끌어들이고 펀드를 팔기 위해서다. 나름대로 미끼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증권사에 CMA 고객이 늘어나면 당연히 이 증권사의 증권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곧 중개 수수료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지금까지는 일반인들이 CMA를 월급통장으로 사용하는 데 여러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들이 중요한 고객 기반이었다. 하지만 CMA를 통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오는 7월부터는 공과금 납부 등 소액지급결제까지 가능해지기 때문에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평범한 월급쟁이들이 은행 통장 대신 CMA를 사용하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과당 광고는 분명 문제를 안고 있다. 고금리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돈을 날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MA가 은행통장과 같은 상품이고 금리는 더 쳐준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과 은행예금은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 고객들도 자신의 돈을 어떻게 굴릴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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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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