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9월 24일] 통신비 논란, 불신부터 없애라

"이 사람들(통신사)은 왜 꼭 시끄러워야 요금을 내리는 거지.""이제 요금을 내린다고 하면 예전에도 내릴 수 있었다는 거잖아." 요즘 주변에서 지인들을 만나면 가끔 듣는 소리다. 이들은 대부분 정부에서 이동통신 요금을 인하하겠다고 했을 때 얼마나 인하될까에 관심을 갖기도 하지만 일부는 '왜 이제서야 내린다고 하는 거야" 하는 비난도 쏟아냈다. 이런 비난은 이전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그때도 시민단체에서 요금인하를 요구한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회원국 요금 비교를 발표했고 이후 추석 직전 요금인하가 이뤄졌다. 진행상황이 지금과 판박이처럼 똑같다. 다른 것이라고는 단지 가입자 간 요금할인 대신 기본료 인하나 선불요금제 활성화, 무선 인터넷 정액제 도입 등 요금인하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그러면 이번에 요금이 인하되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신요금인하와 관련, "이번만이 아니라 다음에도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정부의 요금인하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만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요금인하는 계속 나올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업계도 잘 알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보조금 대신 기본료를 낮추더라도 보조금은 보조금대로 또 나가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악순환은 '통신사들은 돈만 아는 나쁜 기업'이라는 불신이 뿌리깊게 박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 환원에는 관심이 없고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들이 돌려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산업발전을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음 먹거리를 위해 기업도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말이 들어올 리 없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통신사가 하지 않는 한 똑같은 행위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병의 원인을 알면 처방도 나올 수 있다. 요금인하의 원인이 불신에서 온다면 이것을 없애면 불만도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인터넷 업계에 있는 한 선배를 만났을 때 "통신사를 '갑'이 아닌 함께 사는 기업으로 만나고 싶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요금인하의 해법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지켜보는 한 시민의 좁은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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