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날리는 씨앗에도 氣가 담겨있었네

곽훈 개인전 '기(氣)CHI' 내달 9일까지 표갤러리



모양도 없고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어 움켜잡으면 비어있고 붙잡으면 없는 ‘기(氣)’. 동양의 정신세계인 ‘기’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가 곽훈의 개인전 ‘기(氣)CHI’가 내달 9일까지 표갤러리에서 열린다. 기의 세계에 천착해 온 그가 이번에는 넝쿨식물의 일종인 박주가리가 씨앗을 바람에 날려보내는 모습에 착안, 우주의 기운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에게 있어 ‘박주가리’는 우주의 신비를 여는 자연의 암호이다. 작가는 “박주가리가 가을들판에 흰색의 씨앗들을 바람에 날려보내는 모습은 마치 불가사의한 우주의 생명력을 느꼈다”라며 “박주가리의 파괴된 형태에서 탄생하는 생명과 영원의 미묘한 이분법을 표현해내고 싶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그의 최신작 15여점은 대부분 100호~300호 크기로 대형이다. 그의 작품들은 가까이에서 보면 혼돈으로 뒤 섞인 것 같지만, 거리를 두고 보면 일정한 질서와 조화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큰 화면에 가득히 수없이 뻗어가는 독특한 형상들은 시각적인 호소력을 담고 기운과 생명의 힘을 담고 있다. 국내외에서 매년 1회 이상 전시회를 해 온 곽훈씨는 최근 중국과 미국에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중국미술관의 초청으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그의 설치작품 ‘겁/소리’가 동양인의 작품으로는 처음 LA의 엔젤스게이트 파크에 영구 소장품 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수 많은 국제전을 통해 동양의 정신을 이국적인 색채로 표현해 온 그의 작품은 동양의 철학적인 진리와 서양의 실증주의 경험이 내재돼 해외 미술계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표갤러리 17일부터 3월 9일까지. (02)54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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