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위기가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급락하자 주가하락에 베팅했던 풋 주식워런트증권(ELW)의 수익률이 최대 350%까지 오르는 대박을 터트렸다.
18일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4%이상 급락하며 각각 116만6,000원, 22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4일 연속 11% 이상 지난 3월 8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2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이번 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27조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처럼 급락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ELW의 수익률이 급등했다. 풋ELW는 일정시점이 지난 후 기초자산인 종목의 주식을 미리 정해진 비율로 팔 수 있는 증권상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동부 2103삼성전자풋ELW는 45원으로 전일보다 350%나 올랐다. 대신1삼성전자풋과 대신2205삼성전자풋도 각각 166.67%, 133.33% 오르는 폭등세를 보였다. 이 날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풋 ELW 22개가 평균 60% 이상 급등했다.
현대차의 급락에 기초자산으로 한 풋ELW도 수익률도 크게 뛰었다. 노무라 2119현대차풋은 전일보다 100%(25원)오른 50원에 장을 마쳤다. 또 동부 2250현대차풋과 맥쿼리 2022현대차풋의 수익률도 각각 42.86% 급상승했다.
주가급락에 영향을 받아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을 기초로 한 풋 ELW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기아차를 기초자산으로하는 노무라 2123기아차풋은 100%, LG전자를 기초자산으로하는 우리 LG전자풋은 62.50% 급등했고 SK하이닉스, 현대중공업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ELW도 50%이상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가 오르는데 베팅을 한 콜ELW의 수익률은 급락했다. 2121삼성전자콜의 수익률이 전일보다 90.91%, 미래 1 현대차콜도 69.23%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변동폭을 키워나가자 그 동안 호가제한으로 숨죽였던 ELW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호가제한 이 후 평균 1,100개 수준이던 ELW 신규상장 수가 628개로 반 토막 났었다. 하지만 지난 4월 882개에 이어 이번 달 18일 기준 664개가 상장돼 꺼졌던 ELW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현상만을 가지고 ELW의 부활을 점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전 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장되는 물량들이 대부분 지수형 상품이라 본격적으로 ELW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주가가 변동폭을 키우고 있어 ELW를 사기에는 유리한 환경이 돼 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ELW가 변동폭이 커지는 장세에서 헤지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도 등장했다. 전 연구원은 “ELW는 상승이나 하락장에 투기적으로 베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헤지를 위한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며 “ELW는 적은 비용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식들을 살 수 있어 주식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