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웅비의 경기 비전 2003] (인터뷰)손학규 경기지사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미ㆍ이라크 및 북핵문제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의 대학과 `차세대무선인터넷사업` 연구과제 협력을 마무리하고 실리콘밸리를 찾아 세계 초일류의 박동소리를 듣고 오겠다는 것이다. 8조원을 초과하는 엄청난 예산과 1,000만명이 넘는 인구의 매머드급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이면서 야당인 한나라당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을 받고 있는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이후 첫 예산편성을 마친 그가 도지사로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와 `세계 속의 경기도` 비전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짜여진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방문은 무엇보다 상호 경제협력을 증진하고, 한미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뉴욕에서 스토니브록대학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간 차세대 무선인터넷 개발을 위한 협력을 마무리하고 워싱턴에서 열리는 투자유치 상담회에도 참가할 생각이다. 또 실리콘밸리의 심장부인 산호세시를 찾아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생생한 현장분위기를 체험할 계획이다. -평소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기준이나 철학이 있다면. ▲취임하는 날부터 공직인사에 대한 시스템 개선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인사결과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본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승진 전보인사 기준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고위직에 대해서는 능력과 창의성, 청렴도, 능동성 등의 기준에 따른 엄격한 잣대를 적용시켰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간 인력의 적재적소 배치와 지역간 균형발전을 유도키 위해 인사교류를 추진했다. 지난해의 경우 일선 시ㆍ군 부단체장들로 구성된 `경기도인사교류위원회`를 통해 공개여론을 수렴한 후 시장군수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기준안을 만들기도 했다. -`영어마을` 계획에 대해 시민단체 등 일부에서 우려를 표하기도 하는데…. ▲세계는 국경 없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이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영어가 기본 무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월드컵 4강 신화로 국민에게 벅찬 감격을 선물했던 히딩크 감독을 통해 그가 축구에 대한 지도력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능숙히 구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영어마을은 경찰서, 소방서, 우체국, 관공서 등의 가상 공공시설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쇼핑센터, 빵집, 서점 등 생활 편의시설에서도 영어가 통용되는 마을을 조성해 영어의 생활화를 이루자는 취지로 추진하는 것이다. 연초에는 경실련에서 영어마을조성사업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나 각종 토론회를 통해 영어마을 조성사업의 취지에 공감한 상황이고, 오히려 공교육을 보충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난개발과 택지개발이라는 균형은 어떻게 찾아야 할 것으로 보는가. ▲경기도의 향후 개발은 `선 계획 후 개발`이라는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게 될 것이다. 난개발은 상하수도시설, 학교용지, 일자리를 미리 계획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주택만 지어놓은 것에서 비롯된 만큼 용인시와 같이 이미 난개발이 이루어진 곳은 점차 치유해 나가고 화성, 남양주 등과 같이 향후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루어질 곳은 주민 삶의 질을 고려해 계획 없이는 어떠한 개발도 불허할 방침이다. -통일시대에 대비한 경기도의 비전은. ▲경기도는 남북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통일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정치 색이 배제된 민간차원의 문화-학술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법제정비를 서두를 것이다. 오는 2004년까지 200억원의 남북교류기금을 조성하는 마스터플랜도 갖고 있다. 그리고 경제, 문화, 관광 분야의 협력과 함께 임진강수계 공동관리, 개성공단과 연계된 파주 물류유통단지 건설사업 등에 대한 준비작업은 마친 상황이다. -일부 수도권 정책이 중앙정부와 차이가 있는데다 경기도가 경제특구지정에서도 제외돼 도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려되는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기도의 보완역할 없이는 중부권 경제특구인 인천경제특구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인천경제특구의 경우 면적이 3,000만평에 불과해 단순 비교로도 경쟁관계에 있는 상하이의 2억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여기에다 공항과 항만 등을 중심으로 개발될 경제특구의 사활은 가공공장, 비즈니스센터, 컨벤션산업, 레저산업, 주택단지공급 등 복합배후물류단지에 달려있는데 모든 조건을 감안할 때 이 역할은 경기도가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을 인위적으로 눌러 지방을 살린다는 정책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국가경쟁력의 절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핵심이라는 현실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수도권 3단체장이 야당 출신이어서 정부와의 협력관계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적인 차원에서 국가경영에 나선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나 역시 도내 31명의 시장ㆍ군수의 당적 때문에 행정에 차별을 둔 적도 없고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정치인이나 당국 모두가 국민 위한 열린 행정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전망은. ▲중국은 경기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21세기의 험난한 파고를 헤치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땅이다. 전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현실 속에서 첨단산업으로 중국시장을 뚫어 중국과 우리가 서로 Win-Win해야 한다. 경기도는 이미 중국 광동성과 상호 1,000만 달러씩 출자해 양국 투자자를 보호하자는데 합의했고 중국측 고위 인사들과의 협력관계도 무르익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시장에 진출, 발전의 조력자로 역할을 하면서 소기의 결실도 맺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약력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1973) ▲1988년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박사(1988)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1990) ▲제1차 국제 차세대지도자포럼 한국대표(1994) ▲신한국당 제1정책조정위원장(1996) ▲보건복지부장관(2000) ▲경기도지사 취임(2002년 7월) <수원=김진호기자 tige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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