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 둘 성과물이 쏟아져나오기까지 기업들은 오랫동안 속앓이를 해왔다. 예정된 스케줄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임상 실패설 등 각종 루머가 쏟아져나오며 해당 업체를 괴롭힌다.
이로 인해 이제 막 도약하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보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래야 '혁신'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바이오 분야에서 지난해 한국 벤처캐피털의 투자규모는 1,052억원으로 미국(7조5,878억원)의 1.4%에 그쳤다.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규모에서 바이오 분야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한국은 8.5%에 불과하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투자를 주저하는 반면 소규모 바이오 업체들은 자금 문제로 전전긍긍하기 일쑤다.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더라도 상장 이외의 회수방안이 없는 문제 탓이다.
사정이 이렇자 셀트리온은 해외투자를 받으면서 자금 문제를 극복했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테마섹, JP모건 계열사인 원이쿼티파트너스(OEP), 오릭스 등 세계 유수의 투자기관으로부터 1조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
이와 함께 불필요한 규제가 풀려야 바이오산업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구시대적인 의료법이 남아 있어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U헬스케어의 경우 사장될 위기에 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나노엔텍처럼 좋은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제도 문제로 국내에서 제대로 판매되지 못해 해외로 먼저 진출하는 기업이 많은 게 현실이다. 다만 국내에서 개발ㆍ생산된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보다 쉽게 인정받기 위해 허가ㆍ임상ㆍ생산 등에 대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유지할 필요성이 크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 시장규모는 2010년 기준 246조원에 달하며 2015년까지 연평균 9.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산업의 높은 성장성으로 국내 바이오벤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바이오벤처는 총 309개로 2010년의 221개에 비해 39.8%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확대나 규제완화는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아 아쉽다"며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기술경쟁력 확보에 집중함으로써 도약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