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쇄된 생활폐기물(왼쪽)과 성형가공한 고형연료 제품(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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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이 처리에 골칫를 앓고 있는 가연성 생활쓰레기와 폐기감귤ㆍ축산분뇨 등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생활쓰레기를 선별ㆍ가공하면 발전소ㆍ공장 등에서 보조연료로 쓸 수 있고 축산분뇨는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비료도 만들 수 있다. 폐기감귤로는 바이오에탄올을 만들어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의 보조연료로 쓸 수 있다. 단순 매립ㆍ소각하거나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지자체들에는 큰 매력이다.
◇생활폐기물이 고형연료로=강원도 원주시는 지난 2006년 말 전국에서 처음으로 하루 80톤의 생활쓰레기를 전처리, 40톤의 ‘생활폐기물 고형연료제품(RDF)’을 생산할 수 있는 생활폐기물연료화시설을 완공해 가동 중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경기 부천시, 강원 강릉시, 전남 부안군과 부산ㆍ광주ㆍ대전광역시에도 생활쓰레기를 전처리해 RDF를 생산하는 시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RDF는 생활쓰레기를 잘게 부순 뒤 불에 타지 않는 금속ㆍ비철금속ㆍ유리, 탈 때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하는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솎아내고 소석회를 섞어 분필 모양으로 성형가공한 것. 아직은 돈을 주고 RDF를 사가는 수요처가 없어 원주시와 생활폐기물연료화시설을 운영 중인 고려자동화는 지난해 말 완공된 원주시의 새 청사에 RDF 전용 보일러를 설치, 최근 냉난방 보조연료로 쓰기 위한 시운전에 들어갔다.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은 하루 4,500~5,000톤의 무연탄을 발전용 연료로 쓰는 동해화력에서 오는 4월 RDF를 보조연료로 사용해 연소성능, 배기가스의 환경성에 문제가 없는지 시운전해볼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원주시에 들어설 RDF 전용 열병합발전소도 생활쓰레기의 에너지화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휘발유차도 감귤을 먹는다(?)’=제주도는 옥수수ㆍ오렌지 등을 원료로 바이오에탄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나스닥 상장회사 제탄올(Xethanol)과 손잡고 ‘감귤 에탄올’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의 한 관계자는 “계획이 성사되면 폐기되는 비상품 감귤과 주스 등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연간 6만톤(8만4,000㎘)가량의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할 수 있다. 이는 도에서 소비되는 휘발유(9만5,000㎘)의 88% 규모여서 수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또 ㈜제주퓨렉스 컨소시엄을 통해 10월부터 유채를 가공한 바이오디젤의 생산ㆍ판매에 나선다. 올해에는 제주도에서 생산된 유채 전량(약 1,500톤)을 사들여 6만톤가량의 바이오디젤을 생산, 연간 경유 소비량(28만톤)의 20%를 대체할 계획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유채 재배면적이 늘어나면 관광 활성화와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경유차량 이용자는 리터당 90~100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축분뇨로 전기 생산=경북 문경시는 독일 엔비오(Envio)사의 국내법인 엔비오코리아와 내년 8월까지 영신동 하수처리장 부지에 하루 170톤의 축산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가축사육 농가의 골칫거리인 가축분뇨를 수집,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로 전력을 생산하고 처리과정을 거쳐 비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일부 남은 물질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 2012년부터 쓰레기 해양투기가 금지되는 데 따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오코리아는 전력을 팔고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서로에 ‘윈윈게임’이다.